올해 원화 강세와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를 등에 업고 반등한 산업재 종목들이 러시아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소식에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주식시장 활황에도 소외됐던 산업재 종목들이 단기 급등함에 따른 조정 우려도 제기되지만 러시아발 대형 수주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산업재의 고공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주가는 올해 들어 70% 가까이 올랐다. 현대미포조선(010620)·현대중공업(009540) 등 다른 조선주들도 최대 40% 이상 오른 상태다. 산업재의 대표 종목인 조선주가 오르면서 운송장비 업종도 6.7% 올랐다. 같은 기간 2.3% 오르는 데 그친 코스피 지수 상승률의 3배가량 상승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는 조선주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달러로 결제가 이뤄지는 만큼 원화 강세는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달러 약세 기조는 미국에서 신흥국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이뤄졌다. 그만큼 신흥국의 경기 호황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에 따른 수주 기대감이 커지면서 조선주의 주가가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규제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한 건설업 종목도 최근 유가 등 원자재 상승으로 해외 플랜트 수주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크게 상승했다. 건설업 업종 지수는 10% 이상 올랐다. 김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시장의 산업재 동반 상승 배경에는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 달러화 약세, 상품 가격 강세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재 종목들의 주가가 최근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조정에 대한 우려도 나오지만 러시아발 훈풍이 산업재 주가를 당분간 끌고 갈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편이다. 러시아는 야말과 기단 반도에서 대규모의 LNG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기단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를 제안받은 후 정부 주도의 민관합동 컨소시엄을 통해 기단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및 수출 설비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올해부터 투자가 시작돼야 하는 만큼 국내 산업재 섹터의 수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우호적인 환경에서 국내 산업재의 추가 상승 모멘텀은 수주”라며 “이와 관련해 러시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극 LNG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한다. 조선업을 포함한 대규모의 수주 소식이 전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