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평창 이후를 내다보는 치밀한 외교전략 필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전후해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다자 간 정상외교 무대가 펼쳐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상급 인사들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회담을 잇달아 연다. 특히 8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오는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접견에 이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찬을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의 전기를 마련할 계획이다.


관건은 북한의 태도다. 북한은 올림픽 개막 전날 건군절 열병식을 예고하는 등 도발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파견하는 대표단과 선수단, 예술 공연단이 유화적인 제스처로만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 때문에 미국은 열병식 중단을 요구해놓은 상태다. 그러잖아도 미국은 부쩍 평창 이후를 감안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림픽 이후의 일을 누가 알겠느냐”고 말해 북한에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은 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와 대북 제재 강화에 나설 태세다. 미국이 북한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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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중요한 것이 우리의 스탠스다. 정부는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기적처럼 만들어낸 대화의 기회’라는 문 대통령의 표현에서도 잘 나타난다. 문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완성돼가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가 미국과의 공조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미 간의 미묘한 기류 차이는 우려되는 바다. 청와대가 지난주 말 한미 정상 간 통화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쏙 빼놓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은 앞으로 북한의 인권 이슈를 제기할 태세지만 청와대는 애써 이를 눈감으려 하고 있다. 이런 엇박자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렵다. 정부는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가 그동안 국제사회의 압박 노력이 가져온 결과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 비핵화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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