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사정칼날 내부로 온다" 긴장 커지는 檢

변호사가 고위층 로비 통해

주가조작 의혹 사건 무마 시도

제2 정운호게이트 터지나 긴장

성추행 진상규명단 조사 착수

"수사 범위 어디까지..." 불안



여검사 성추행 사건으로 ‘불이 난’ 검찰에 변호사 법조비리 의혹까지 겹치면서 안팎으로 뒤숭숭하다. 법조 비리 의혹 수사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최모(54) 변호사는 이르면 이번 주중 구속의 갈림길에 선다. 조희진(56·사법연수원 19기) 서울 동부지검장이 이끄는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하 조사단)’도 피해 당사자인 서지현(45·33기) 검사를 시작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 사건이 이른바 ‘게이트’로 확대될 경우 전현직 검사들이 대거 수사대에 오를 수 있어 검찰 내 불안감이 팽배한 상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번 주중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 변호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신문(영장실질심사) 기일을 정한다. 이는 지난 1일 본인 영장심사에 불응한 최 변호사 측이 “심문기일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앞서 지난달 31일 조세포탈 등 혐의로 최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1일 영장심사를 열고자 했으나 최 변호사가 참석하지 않아 불발됐다.

최 변호사는 ‘홈캐스트 주가 조작 의혹’ 등 본인이 연루된 사건을 고위층 로비로 무마했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2015년 공군비행장 소음 단체 소송에서 승소한 뒤 벌어들인 거액 가운데 일부를 빼돌려 주식 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로 서부·남부 지검에서 각각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최 변호사가 로비를 통해 수사를 무마했다는 진정이 여러차례 제기됐고, 지난해 11월 수사기록을 넘겨 받은 대검이 사실상 재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 수사로 최 변호사 신병을 확보할 경우 그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 변호사가 빼돌린 돈으로 홈캐스트 주가 조작에 관여하고 또 수사 과정에서 무마 시도를 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면서 그 과정에 연루된 전·현직 검사·수사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 고위직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이미 한 차례 수사했던 사건에서 무마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검찰 내에서는 ‘제2의 정운호 게이트’로 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마저 돌고 있다”고 귀뜸했다. 최 변호사가 본인 연루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학·지연 등을 고리로 전방위 로비를 펼쳤다고 알려진 만큼 전·현직 검사 등이 수사 대상에 오르 내릴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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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성추행사건 조사단이 서 검사 사건을 시작점으로 여타 성(性) 비위 사건까지 들여다 볼 수 있어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동요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서울 동부지검에 꾸려진 조사단은 최근 조사에 참여하는 검사 인선을 완료하고, 첫 단추로 서 검사를 사건 피의자이자 참고인으로 이날 불러 조사했다. 조사단은 검사와 함께 조사를 이끌 수사관 구성도 이르면 내주 중 완료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조사단이 과거 성추행 등으로 내부에서 문제시됐던 사건들에 대해 자료를 수집 중으로 알고 있다”며 “징계 없이 무마되면서 밖으로 알려지지 않은 사건도 많아 앞으로 조사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상조차 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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