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제2차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오른쪽)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추진위원회 3차 확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연합뉴스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신당(미래당) 창당이 임박하자 자유한국당과 신당 간 기 싸움이 격해지는 모습이다. 신당이 당 정체성의 방점을 개혁보수에 두자 한국당이 견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당 모두 지방선거에서 보수진영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여 기 싸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을 추진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향해 “개혁을 빙자해 내부총질로 주목받아 커 온 정치인들은 언제나 말로가 좋지 않다”고 힐난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내부총질 하다가 떨어져 나간 사람이 우리 당에서 내부총질만 하다가 떨어져 나간 사람과 합쳐 본들 그 당은 ‘내부총질 전문당’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배신자 집단에 불과하다”고 맹비난했다. ‘민주당에서 내부총질 하다가 떨어져 나간 사람’은 안 대표를, ‘우리 당에서 내부총질만 하다가 떨어져 나간 사람’은 유 대표를 지칭하는 것으로 두 대표의 합심을 폄훼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부총질은 단 한 번도 한 일이 없다”며 자신과 안·유 대표의 정치 행보가 달랐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또 “우리 국민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배신자”라며 “한 번 배신은 두 번 배신을 불러오고 종국에 가서는 정치 불신의 근원이 된다. 더는 배신의 정치가 개혁으로 포장돼 국민을 현혹하는 일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의 약점인 ‘배신자’ 프레임을 안 대표에게도 엮어 이들이 보수진영을 대표할 수 없는 인사란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이 즉각 “걸레를 물고 말하는 듯한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김 대변인은 안 대표의 측근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대표가 새롭게 창당되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당인 미래당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다”며 “평상시 아무말대잔치를 하시는 분이라 뭐라 더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미래당이 새 비전과 메시지로 국민께 다가가는 것이 가장 두려워하는 세력이 한국당이라는 것을 잘 안다”며 “그렇기에 홍 대표 더욱 자신을 돌아보고 똑바로 정치하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또 홍 대표와 류여해 전 한국당 최고위원의 신경전을 언급하며 “온 국민을 짜증 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도 홍준표 대표를 향해 “당황하셨느냐, 홍 대표의 수준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비난하며 국민의당을 지원사격했다. 유의동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홍 대표가 이런 막말로 양당 통합과 새 정치를 폄훼해 본들 돌아갈 것은 국민의 냉담한 반응”이라며 “홍 대표는 당황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한국당 걱정이나 깊이 있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