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표적 관광지인 하이난성에 도박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중화권 매체인 싱가포르연합조보가 3일 보도했다.
연합조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끄는 개혁소조 산하의 한 정부 기관이 하이난성에 인터넷 도박과 스포츠 베팅 시장을 개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 당국이 하이난성의 인터넷 도박을 허용하는 안에 대해 예비검토를 벌이고 있으며 이는 미래 남중국해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경마·경륜 등 스포츠 베팅 형태의 도박이 먼저 허용될 가능성과 함께 중국이 하이난성에 도박산업을 허용할 경우 중국 최대 도박도시 마카오는 물론 카지노를 운영하는 싱가포르와 제주 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움직임이 하이난성을 글로벌 관광의료 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중국 당국 계획의 연장선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이난성을 포함한 주변 지역을 적극 개발해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정책에 힘을 실으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다른 중국 매체들도 시 주석이 향후 수개월 내 하이난성을 방문해 현지 지역과 남중국해 개발계획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하고 있다.
다만 이번 도박장 설립허용 검토작업이 그동안 중국 안팎의 호텔 업계에서 흘러나왔던 하이난성 카지노 설립 추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수년간 중국 안팎의 관광업계에서는 하이난성 카지노 개설에 대한 기대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현지 관광 업계에서도 당국이 하이난 도박 시장 허용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이번 보도가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추측일 뿐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부패청산을 정국운영의 최대 의제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고 있는 시 정권이 도박과 카지노 시장 문을 쉽게 열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 2013년에도 하이난성 싼야시에 중국 본토 최초의 카지노가 들어설 수 있다는 외신의 관측보도가 나왔지만 당국이 곧바로 이를 부인해 해프닝에 그친 바 있다.
한편 올해 경제특구 설립 30주년을 맞은 하이난성은 첫 경제특구 선전과 같은 고속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아직 발전속도가 늦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국은 최근 하이난성의 관광 인프라와 의료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2030년까지 세계 일류 국제여행지로 발돋움한다는 하이난성 관광규획을 내놓았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