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백브리핑]英 망명한 러 신흥재벌들 "귀국해도 될까요" 타진 왜

정치인과 유착 막대한 부 빼돌린

'맥마피아 드라마' 사회적 공분 사

英 '불법자산 환수' 움직임 나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정부의 정치적 탄압에 영국으로 피신했던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들이 긴급히 귀국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올리가르히 10여명이 최근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에 자신들이 귀국할 경우의 처벌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5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경제단체장 격인 보리스 티토프 기업인권리보호담당 대통령 전권대표는 3일(현지시간) 올리가르히 10여명이 포함된 임시명단을 푸틴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명단에 포함된 이들은 경제사범으로 러시아 당국의 수사망에 올라 있는 이들이다. 앞서 티토프 대표는 지난 2일 런던에서 약 40명의 러시아 기업인들과 회동했으며 이 자리에는 러시아 신탁은행 회장을 지낸 일리야 유로프, 마르타홀딩의 공동소유주였던 게오르기 트레필로프, 휴대폰 판매업체 예프로세트의 소유주였던 예브게니 치치바르킨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정권을 피해 망명생활을 해온 올리가르히들이 귀국을 고민하는 것은 영국 사법당국이 새로운 ‘불법자산 환수명령(UWOs)’을 선포할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UWOs는 영국에서 취득한 5만파운드(약 7,690만원) 이상 자산의 취득과정을 설명하지 못할 경우 해당 자산을 동결 내지 환수한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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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드라마에 나오는 마피아 이야기가 불을 지폈다. 벤 월리스 영국 치안장관은 BBC방송 드라마 ‘맥마피아’에서 드러난 런던 체류 러시아인들과 같은 부패 정치인들을 단속할 필요가 있다며 올리가르히들을 상대로 UWOs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 드라마에서 러시아 마피아와 정치인과의 유착이 다뤄지며 영국 내에서는 러시아 출신 억만장자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안드레이 보로딘 전 모스크바은행장은 부정대출 등의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던 중 2011년 런던으로 이주한 뒤 런던 시내 템스강변에 1억4,000만파운드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런던 체류 올리가르히들은 막대한 부를 빼돌려 호화생활을 누려왔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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