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철수설 접고...조직 재정비 나선 칼라일

그로스캐피털, 바이아웃본부 통합

ADT캡스 매각 이달중 본입찰

CJ헬스케어 등 투자 활발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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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수설이 불거졌던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The Carlyle Group)이 조직 재정비를 통해 ‘선택과 집중’에 나서 주목된다. 투자 성적이 부진했던 그로스캐피털(소수지분인수) 본부를 바이아웃(경영권인수) 본부에 통합시켰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CJ헬스케어·스타일난다 등 주춤하던 칼라일의 투자가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4일 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은 이르면 이번주 중 진행될 CJ헬스케어 본입찰을 준비하며 미래에셋대우(006800)·우리은행(000030) 등과 인수금융 조달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칼라일이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난다’ 지분 70%에 대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선정됐다. 칼라일은 인수전뿐 아니라 ADT캡스 매각에도 속도를 붙인다는 계획이다. 2014년 5월 인수한 ADT캡스 지분 100%를 매각하는 것으로 지난달 맥쿼리와 CVC캐피탈파트너스를 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칼라일은 이달 중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철수설에 휩싸였던 칼라일이 불과 몇 달 새 한국 시장 전략을 수정한 것은 한국 시장이 규모는 작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중요도가 높다고 재평가했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칼라일은 지난해 10월 한국계 미국인인 이규성씨를 그룹의 차기 공동최고경영자(Co-CEO)로 선임한 데 이어 최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대표가 한국을 방문해 우리은행을 비롯해 금융기관장들을 만나며 신규 투자에 대해 논의했다. 칼라일은 ADT캡스 매도자금융, CJ헬스케어 인수금융 등을 우리은행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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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은 지난 2000년 한미은행 이후 10여년간 한국에서 이렇다 할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하며 수년째 철수설에 휩싸였다. 미국에서 통신과 미디어·군사·금융 분야에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해 국내 시장에서는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퇴사한 인력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칼라일이 이번에 조직을 재정비한 뒤 지난해 검토하다 중단한 로젠택배·맥도날드부터 올해 대우건설까지 대부분의 공개경쟁입찰에 이름을 다시 올리고 있다.

칼라일은 소수지분 투자에 주력하는 그로스캐피털 본부를 없애고 경영권 인수를 전문으로 하는 바이아웃 부문으로 흡수·합병하며 외형보다는 수익성 위주 투자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그로스캐피털 본부가 토피아아카데미·에프엔스타즈·약진통상 등 알짜 매물의 인수에는 성공했으나 자금회수(엑시트) 단계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2003년부터 칼라일에 몸담았던 박상필 그로스캐피털 부문 대표가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로스캐피털 투자는 시간이나 노력 대비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해 바이아웃 본부에 통합시켰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칼라일에 한국 투자를 당부했기 때문에 당분간 칼라일의 한국 기업 투자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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