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조근현 감독,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이 참석했다.
‘흥부’는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
이날 조근현 감독은 “진구는 내 데뷔작 ‘26년’의 인연으로 캐스팅하게 됐다. 천우희도 그 때의 인연으로 섭외했다. 진구는 놀부 역에 적역이었는데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다. 우희 씨도 지금까지 소비된 이미지 말고 다른 역을 하고 싶다고 해서 이번 역할을 권유했다”라고 진구와 천우희를 특별 출연시킨 배경을 설명했다.
조근현 감독은 “극 초반과 후반에 연희가 나온다. 격조가 있으면서 날카로운 지점을 집어내고 주제를 건드릴 수 있도록 했다. 짧게 흘러가는 와중에 메시지를 압축해서 연희적으로 녹여내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고 극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언급했다.
극 중 ‘광장’ 장면이 나오는 점에 대해서는 “저희 영화 준비 중에 탄핵 상황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영화가 묵직하게 나온 지점이 있다. 장점이자 단점일텐데 엄청난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은 아니다. 의식 속에 침전물처럼 가라앉아있었던 것들이 촬영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정우는 극 중 조선 최고의 천재작가 흥부 역을 맡아 연기했다. 정우는 “캐릭터의 변화 폭이 큰 것을 선호하며 감정적으로 공감을 느낀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저희 영화가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 촬영하면서 섣불리 덤비지 않았나 생각하게 됐다”라며 “준비하면서 내 바닥도 느꼈다. 숙소에서 자괴감도 느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더욱더 그랬다. 그런 감정이 들 때마다 굉장히 고민스러웠고 힘들었다. 그래도 선배님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연기에서 느낀 고충점을 밝혔다.
여기에 그는 “밝고 유쾌한 모습이 흥부와 닮은 것 같다”라고 자신과 흥부 캐릭터의 닮은 점을 언급하며 “내 모습이 감동적으로 부분 부분 녹아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 조항리로 분한 정진영은 “조항리는 이 영화의 안타고니스트다. 이 인물이 가지고 있는 천박함, 교활함, 그 속에 번뜩이는 권력욕, 물욕이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흥부전’ 속 놀부의 모습이 그러하듯 조항리를 어떻게 잘 버무릴까 고민했다”고 캐릭터를 분석했다.
이어 “여기저기 높은 권력가들이 보여준 엉뚱함, 천박함,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우리가 뉴스에서 보지 않았나. 자연스럽게 그들을 모델로 삼았다”며 “이 영화에서 우려했던 게, 다 아는 이야기라 선입견을 가지지 않을까였다. 하지만 그 안에서 변모를 하고 미덕을 보여준다”며 영화만의 재미를 강조했다.
극 중 김주혁은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 조혁 역을 맡아 연기했다. 힘을 잃은 가여운 왕 헌종 역의 정해인은 함께 연기한 故 김주혁을 그리면서 “촬영하는 순간이 기억에 남아있다.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되게 마음이 복잡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진영은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부분에 주혁이가 있는 것 같다”며 “저희가 함께한 지난 봄부터 여름까지는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 작품을 주혁이의 유작으로 너무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어려운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하며 “주혁이는 영화 속에서 살아있는 우리의 동료이자 배우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주혁이가 여러 가지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겠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한편 ‘흥부’는 2월 14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