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YG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을 뻔 했던 그룹 아이콘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아이콘은 지난달 25일 정규 2집 ‘리턴(RETURN)’의 타이틀곡 ‘사랑을 했다’ 발매 이후 현재까지 각종 음원사이트의 주간, 일간 차트를 아우르며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음원 강자들의 컴백이 줄을 잇는 만큼, 음원 차트의 변동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아이콘은 전혀 흔들림 없이 1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이전까지 아이콘이 기록한 최대 성적은 2015년 11월에 발표한 데뷔곡 ‘취향저격’이다. 당시 아이콘은 6일 연속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높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콘에게 ‘취향저격’은 언젠가 다시 남아야 할 산처럼 남았다. ‘괴물신인’이라는 애칭을 얻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것과 달리 이후 발표한 음악들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해 5월, 아이콘이 1년 만에 발표한 강렬한 힙합곡 ‘블링 블링(BLING BLING)’과 ‘벌떼(B-DAY)’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차트에서 밀려나며 YG의 자존심에 흠집을 남겼다.
아이콘이 이토록 고전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짧은 활동에 비해 긴 공백기였다. 데뷔 이후 상대적으로 해외 활동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콘의 국내 입지가 좁아졌고, 이는 성적과 무관하지 않았다. 짧은 활동 이후 긴 기다림이 반복되자 급기야 일부 국내 팬들은 소속사 YG를 향해 보이콧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서였을까, YG의 수장 양현석은 앨범 준비 단계부터 이번 앨범은 국내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의 SNS를 통해 ‘아이코닉의 모든 요청 사항 최대한 수렴 노력’이라고 전하며, 아이콘의 팬들과 적극 소통에 나서며, 아이콘을 적극 지원했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가 뒷받침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콘이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음악은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절치부심’의 마음으로 준비한 이번 앨범 가운데서도 타이틀곡 ‘사랑을 했다’는 앞서 발표한 힙합 곡들과 다르게 심플한 피아노 멜로디를 중심으로 한 서정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아이콘은 이 곡을 통해 자신들의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입증함과 동시에 대중성을 함께 잡았다.
기세를 이어받아 아이콘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방송, 라디오 등을 누비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이콘이라는 이름을 알리고 있다. 멤버들 역시 지난 26일 진행된 앨범 발매기념 인터뷰에서 “밑바닥에서 한 계단 올라간 느낌”이라며 컴백 소감을 전하며 “아이콘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활동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밑바닥을 자처하며 초심으로 돌아간 아이콘. YG의 첫 주자이자 2018년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알린 만큼, 아이콘의 올해 행보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빅뱅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군 입대를 시작하게 되는 가운데, 과연 아이콘이 그들의 빈자리를 대체할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