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OLIVE 예능프로그램 ‘토트몬’에는 가수 선미, 야구선수 출신 해설위원 이종범, 모모랜드 주이, 배우 전성우, 배우 김광식이 출연했다. 선미는 ‘내가 연예인이 된 이유’라는 주제로 토크를 시작했다. 선미는 “안 하려고 했던 얘기들이다”라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는 “연예인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가 아빠다.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남동생 둘과 저와 아빠가 같이 살았는데 아버지가 조금 편찮으셨다. 산소 호흡기를 차고 집에 계시다가 악화돼서 병원에 옮겨가게 됐다. 가정형편이 너무 어려우니까 내가 가장인데 아빠는 움직이시지도 못하는데 내가 어떻게 상황을 해결할까. 별 생각을 다 했다”고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주위에서는 밝고 성실한 선미에게 선생님이 될 것을 추천했지만, 12살 어린 나이에도 당장 돈을 벌지 못하고 10년 이상 더 공부해야 하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그는 “한창 보아 선배님이 활동하실 때였다. 선배님처럼 연예인이 돼야겠다고 생각해서 혼자 서울에 가서 오디션을 봤다. 그러다 14살에 JYP 오디션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이어가던 연습생 생활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특히 아버지가 각별히 애정을 쏟고 의지를 하던 것이 버겁기도 했다고. 선미는 “아빠가 항상 투정같이 문자를 보내셨는데 어느 날 ‘아빠 먼저 간다고’라고 문자가 왔다. 이번에도 투정이라고 생각하고 답장을 안했는데 그 다음날 돌아가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아버지도 꿈이 가수셨는데 제가 데뷔하기 딱 3개월 전에 돌아가셨다. 상을 치르러 내려가니까 동생들이 상주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저한테 쓰신 편지가 있더라. 맨 마지막에 다음 생에도 내 딸로 태어나달라고 쓰여 있었다”며 지금까지도 답장을 못했던 게 계속 마음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선미는 데뷔 11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 이후는 지금 새 가족들과 살고 있기 때문. 그는 “동생들이랑 엄마랑 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다. 지금의 부모님들께 마음 아프실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서 데뷔한 이래에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이제는 정말 내 아버지고 어머니이고 하니까 이렇게 말씀드려도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좋은 엄마 아빠 동생들이랑 잘 지내고 있으니까 걱정 마. 자주 못 찾아가서 미안하고 아빠가 있는 곳이 조금 어둡고 쓸쓸할 것 같아서 이제는 아빠가 살던 고향에 보내주려고 해. 너무 섭섭해 하지 마. 나 잘할게. 끝까지 잘할게”라고 지금껏 보내지 못한 답장을 보냈다.
출연진들은 씩씩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털어놓는 선미의 모습에 오히려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신동은 “선미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디션 보러 다닐 때 저도 같이 다녔다”며 “대답도 잘 안하고 까칠했던 것으로 기억난다. 지하철 타러 내려가서도 맨 끝 벽에 기대 서있었다. 그때 되게 어두운 친구구나 생각했는데 이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진다. 괜한 오해를 하고 있었다”고 사과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