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관광지인 몰디브에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고 대규모 시위가 개최되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15일 동안 지속되는 국가 비상사태를 5일(현지시각) 선언했다. 이번 조치로 몰디브 당국은 사법부의 견제를 피해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고 구금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된다. 지난 1일 몰디브 대법원은 구금된 야당 인사 9명의 석방을 명령했으나 야민 대통령이 이를 이행하기를 거부했다. 몰디브 법무부는 이날 대법원의 결정을 따를 의사가 전혀 없다고 선언했다. 야민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에 불복하자 수도 말레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렸으며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있었다.
이날 밤에는 군병력이 대법원 건물로 난입했고, 경찰은 마우문 압둘 가윰(80)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가윰 대통령은 야민 현 대통령과 이복형제 사이로 현 정권을 비판하며 야민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야당 입장을 지지해왔다. 민주선거를 통해 선출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은 2013년 야민 현 대통령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나시드 전 대통령 측은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망명했다. 반대파가 모두 구금되거나 망명한 상황에서 야민 대통령은 올해 재선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대법원의 결정으로 난관에 부딪혔다. 야권 단체와 지지자들은 대법원의 명령 이행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몰디브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엔과 미국은 몰디브 현 정부에 대법원의 명령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위터에 “몰디브 정부와 군부는 법과 표현의 자유, 민주적 제도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정 불안이 심화하며 관광업에 의존하는 몰디브 경제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몰디브 여행객들에게 주의하라고 경고했으며 중국은 지난 2일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몰디브 전역을 피할 것을 권고했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