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달 말부터 영국·프랑스·미국 등으로 ‘로드쇼’를 떠난다. 지난해 11월 부패척결을 명분으로 시작된 사우디 정부의 왕족 숙청이 최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우디에 대한 해외 투자가들의 관심을 되살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빈 살만 왕세자가 조만간 영국을 방문해 테리사 메이 총리와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 상장(IPO)을 포함한 다양한 안건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왕족들과 사업상 협력관계에 있던 기업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프랑스를 방문해 정부와 양자 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다음달 말에는 미국 뉴욕과 실리콘밸리로 향해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사우디의 한 관계자는 WSJ에 “이는 사우디 왕국의 경제가 번성하고 있고 사업하기에 안전하며 미국과의 관계에 우호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로드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사우디의 왕족 감금과 숙청은 석방합의금 형태의 재산 헌납과 ‘충성맹세’로 최근 마무리되고 있다. 관심이 집중됐던 사우디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 탈랄 킹덤홀딩스 회장도 지난달 27일 석방됐다.
그러나 펀드정보 업체 EPFR글로벌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 투자펀드 자금 순유출 등 정정불안에 따른 사우디에 대한 글로벌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영국 소재 투자리서치 회사 TS롬바트의 마커스 체너빅스 애널리스트는 “사우디에 대한 신뢰가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