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에 거는 국민들 기대 절감" 환골탈태 의지

JY 발언으로 본 '뉴삼성'

신뢰 구축·이미지 개선 위해

사회공헌등 적극 동참 가능성

이사회 중심 투명경영 강화도



“1년 동안 저를 돌아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됐습니다.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열심히 하겠습니다.”(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5일 서울구치소 출소 직후)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오는 3월22일 삼성그룹 창립 80주년에 맞춰 ‘뉴 삼성’의 청사진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한다. 특히 이 청사진에는 이 부회장이 지난 1년간 재판 과정에서 밝힌 그의 소신이 대거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 등을 언급하며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임을 예고했다. 또 옥중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사장단 인사 등을 단행하면서 뉴 삼성의 기초체력을 길러왔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종전의 삼성을 환골탈태 수준으로 변화시키는 비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0년간 삼성은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지속가능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의 100년 역사를 준비해야 하는 이 부회장의 숙명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다”며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게 커졌다”는 현실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


무엇보다 이 부회장은 신뢰 회복과 이미지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본인을 비롯해 삼성 핵심 관계자들이 항소심에서도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오해가 안 풀리면 (나는)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기업인이 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완전 무죄 입증에 주력하는 한편 사회공헌·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단기적으론 평창동계올림픽, 정부 일자리 창출 행사 등에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론 삼성사회봉사단 역할 확대, 사재 출연 약속 이행 등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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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구석구석을 세심하게 살피는 경영 방식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삼성 미래전략실을 해체했고 미전실로 일원화된 보고 방식을 ‘복합 라인’으로 바꿨다. 이 같은 보고 방식은 이미 옥중에서도 가동된 상태였다. 이 부회장이 자유의 몸이 되면서 더욱 정교하고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정현호 사업지원TF팀장(전략),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인사), 김상균 법무실장(법무), 이인용 사회봉사단장(사회공헌),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업부문장이 이 부회장 대면 보고에 수시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투명성을 높이면서도 이 부회장의 책임 경영이 강화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 스스로 삼성전자만을 챙기겠다고 한 만큼 계열사 각자도생은 심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경영 실적뿐만 아니라 경영 투명성 등에서 모두 1등이 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옥중에서도 애플·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의 동향을 최우선으로 살폈다. 또 과거 국민연금과의 면담 내용에서는 “이제는 경영을 잘해야 경영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능력을 핏줄보다 중시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도 강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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