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간접투자

금융당국 추가 인가 방침에 '불안한 신탁'

대형 금융사, 신탁업 진출 예상

"주택호황 꺾이는데 엎친데덮쳐"

일부 회사 인력난 심화 우려도

부동산신탁 업계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추가 인가 방침을 밝히면서 대형 금융사의 신탁업 진출이 예상되는데다 이럴 경우 대규모 인력 이동으로 일부 회사는 인력난이 심화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6일 부동산금융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신탁사 추가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신탁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부업무보고에서 올해 부동산신탁사를 추가 인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사 추가 인가 방침을 밝힌 것은 지난 10년 가까이 신규 진입이 제한되면서 기존 11개 신탁사가 과도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11개 신탁사의 순이익은 2,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이익뿐만 아니라 수주 실적도 매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5년 전인 2012년만 하더라도 11개 신탁사의 수주 총액은 3,000억원 수준에 그쳤으나 지난 2016년에는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는 지난 몇 년간 호황을 누렸던 주택시장이 한풀 꺾이면서 부동산신탁사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신규 부동산신탁사 진입으로 기존 11개 회사가 나눠 먹던 파이를 더 많은 경쟁자들이 나눠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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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금까지의 전례를 감안할 때 최소 2곳 이상의 부동산신탁사가 신규 인가를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곳만 인가를 내주게 되면 특혜 의혹이 불거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가장 마지막으로 부동산신탁사 인가가 난 지난 2009년에는 코리아신탁과 무궁화신탁 두 곳이, 2007년에는 아시아신탁과 국제자산신탁 두 곳이 인가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그간 신탁사 설립에 관심을 보여왔던 NH농협은행·미래에셋대우·메리츠금융지주 등과 과거 다올부동산신탁을 설립해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했던 이병철 부회장이 있는 KTB투자증권 등을 유력한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신규 신탁사 진입은 11개 신탁사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신탁사 인력들의 연쇄 이동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신탁사 경영기획실장은 “신규 신탁사 설립이 가시화되면 우수 인력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신탁업계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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