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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사이비'→'부산행'→'염력', 속 뻥 뚫리는 연상호 월드

연상호 감독이 <돼지의 왕> <사이비> <부산행>에 이어 <염력>으로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냈다.






<염력>은 갑자기 초능력이 생긴 아빠 ‘석헌’(류승룡)과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빠진 딸 ‘루미’(심은경)가 세상에 맞서 상상초월 능력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초능력이라는 기발한 소재와 장르의 한계를 넘나 드는 도전적인 연출에 더해 웃음과 메시지까지 놓치지 않은 영화 <염력>이 <돼지의 왕> <사이비> <부산행>에 이어 관객들의 속을 뻥 뚫리게 하는 명대사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중학생 시절 동창인 두 남자가 15년 전 겪었던 사건의 충격적인 진실을 밝히며 시작되는 연상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데뷔작 <돼지의 왕>은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바 있다. 특히 극 중 ‘김철’의 “힘을 가지려면 우린 악해져야 돼”라는 대사는 차가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현대인들의 씁쓸한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 한 마을의 교회를 둘러싼 스릴 넘치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사이비>는 종교에 대한 믿음과 그 믿음에 가려진 진실을 다루며 종교와 인간 관계 속에 그려지는 선과 악의 경계를 도발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극 중 ‘김영선’의 “저는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났대요. 하나님은 저를 사랑하신대요. 근데 그게 거짓말이라구요? 그럼 난 왜 태어난 거에요?”라는 대사는 우리가 믿는 것이 과연 진짜인지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지며 인간의 양면성과 선과 악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사회의 모습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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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연상호 감독의 첫 상업 실사 영화 데뷔작이자 1,156만 관객을 동원한 <부산행>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한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치열한 사투를 그려내며 스릴 넘치는 볼거리 속에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를 담아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영화 속 “정부는 절대로 여러분들을 버리지 않겠습니다”라는 현실감 넘치는 대사는 사회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통쾌함을 선사했다.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 <사이비>부터 좀비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까지 연상호 감독만의 스타일을 담은 과감한 연출은 물론 사이다 명대사로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관점을 제시해온 연상호 감독이 <염력>에서도 마음을 뻥 뚫어주는 명대사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염력 초능력자 ‘신석헌’의 등장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목표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홍상무’는 모든 권력을 동원해 석헌을 붙잡는다. 그런 홍상무가 “진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처음부터 이기도록 태어난 사람들이라구요”라며 석헌과 마주 앉아 말하는 장면은 눈 뗄 수 없는 긴장감과 함께 태어나는 순간 승패가 정해지는 사회의 이면을 한 문장에 압축해 담아내며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염력>은 전국 극장가에서 상영 중.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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