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펜스가 잔칫집에 곡하러 온다'는 여권의 위험한 시각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자 여권 인사들의 위험한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석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펜스 부통령은 잔칫집에 곡(哭)하러 온다”고 하는가 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멘토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한미연합훈련 재개 요청에 대해 “미국 앞에 서서 소리 지르는 졸개 같다”고 거칠게 말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의 열병식을 ‘정상국가로 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북의 핵도발은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다. 범여권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라고는 믿기 힘든 말들이다.


가뜩이나 평창 이후 한반도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요즘이다. 펜스 부통령의 방한 목적에 대해 미 국무부는 “한미동맹의 힘과 대북 최대 압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7일 열린 펜스·아베 회담에서는 강력한 대북공조 방침이 재확인됐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제재가 완화될 일은 없다는 미국의 강경기류가 반영된 결과다. 북한의 반응도 심상치 않다. 당장 올림픽 이후 한미연합훈련 재개 방침을 두고 ‘남북관계를 휘청이게 하고 정세를 엄중한 파국상태로 만들 것’이라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핵을 둘러싼 긴장이 평창 이전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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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이러할진대 정작 당사자인 우리 내부에서 대북 공조에 어깃장을 놓고 북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려 든다면 원하는 효과를 얻기 힘들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한국만 왕따 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원치 않는 사태가 벌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올지도 모른다. 북핵 위험을 몰아내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려면 최대 압박과 제재라는 국제사회의 대오를 흩뜨려서는 안 된다. 빈틈없는 한미동맹과 우리 내부의 단합은 이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서운 게 내부 분열이라는 역사의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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