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얀마, 로힝야 대량학살 비난받자 굶겨 죽이려 해"

유엔·인권단체서 주장…전문가 "관심 덜 끄는 학살"

기아에 허덕이는 미얀마 로힝야족/AP=연합뉴스기아에 허덕이는 미얀마 로힝야족/AP=연합뉴스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감금하고 식량을 얻기 위한 활동을 금지해 굶겨 죽이려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난민 10여 명을 인터뷰한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벌어지는 로힝야족의 심각한 기아 상황을 전했다. 군인들에 의해 사실상 마을에 구금된 로힝야족은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한 농경, 어로 등 모든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난민들은 밝혔다.


지난 5일 미얀마 국경을 넘은 압둘 고니(25)는 “불법 어로를 했다며 죽임을 당한 로힝야족의 시신들이 강물에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여기 있다가는 가족이 모두 죽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 정부가 가족을 한꺼번에 굶겨 죽이려고 한다”면서 “나가지 않으면 굶겨 죽이겠다는 압박이 점점 커졌다”고 주장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미얀마군이 지난해 11~12월 로힝야족의 수확을 막았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식량, 연료에 대한 접근 부족으로 로힝야족 기아가 늘어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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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은 라카인주 북부에 대한 언론의 접근이 차단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기아에 허덕이는지, 이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고 보도했다. 영국 런던 퀸마리대의 국가범죄 전문가인 토머스 맥마누스는 “라카인주의 불교도들은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수가 자기들보다 많아지자 식량 원조를 막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8월 이후 하루 거의 24시간 통행금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지역을 봉쇄하면서 식량 등을 얻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덜 끌며 천천히 진행하는 가장 쉬운 집단학살”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8월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경찰초소를 습격한 후 미얀마군은 이들에 대해 대대적인 소탕에 나섰다. 이 과정에 대량학살 등 이른바 ‘인종청소’가 자행돼 미얀마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졌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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