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진 12명은 이날 홍 대표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대한민국은 법을 초월한 정치보복, 국체를 흔드는 좌편향 개헌, 한미동맹 균열과 한반도 위기를 자초하는 외교 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실기와 실책으로 단 한발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인 한국당조차 ‘보수 적통 정당’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민심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구국과 구당의 마음으로 홍 대표에게 그간 중단되었던 최고·중진 연석회의 개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매주 수요일 최고위원들과 국회의원 선수(選數)별 연석회의를 열었으나, 지난해 12월부터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이번 요청서에 동참한 의원은 심재철·이주영·정갑윤(이상 5선), 강길부·나경원·신상진·유기준·정우택·정진석·주호영·한선교·홍문종(이상 4선) 의원 등이다. 최다선인 서청원(8선) 의원과 김무성(6선) 의원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홍 대표 측은 “대표실로 찾아오면 언제든 만나고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도 불쾌한 내색을 드러냈다. 대표실 관계자는 중진회의가 당헌·당규에 규정된 바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가 연석회의가 없어서 그걸 안 열어서 할 일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특히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을 겨냥해 “과거 친박 의원도 많고, 최근 당협위원장을 박탈당한 분, 수사를 받고 계신 분 등 당 이미지에 도움이 안 되는 분들도 많이 있다”며 “중진 여러분께서 연명으로 요청하기보다 각자 역할에 충실했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