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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하루 전 강릉 풍경은] 북적대는 시장…한적한 숙박업소

개막 하루 전 강릉 풍경은

전통시장, 외국인 관광객들 가득

숙박업소는 바가지요금에 썰렁

8일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에서 손님들이 먹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우영탁기자8일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에서 손님들이 먹거리를 주문하고 있다. /우영탁기자




“지난해 말 KTX가 개통하면서 손님이 2배로 늘었어요. 올림픽이 개막하는 이번주 들어서는 거기서 또 두 배 늘었고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강원 강릉의 중앙시장. 이곳에서 닭강정을 판매하는 20대 남성 이모씨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는 “올림픽 특수를 실감한다”고 했다.

이날 중앙시장을 비롯한 강릉의 전통시장은 다른 지역의 전통시장이 겪는 위기와는 정반대 분위기였다. 외국인을 비롯한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강릉은 우리나라 선수단의 주력 종목인 빙상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는 물론 북한 예술단 공연도 이날 열렸다. 평창에 비해 상업시설이 많고 기온도 훨씬 높은 곳이어서 평창이 숙소인 외국인들도 강릉을 자주 찾는다.


시장 곳곳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돼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쓰레기를 주웠다. 중앙시장과 인근 성남시장에서 영어통역 자원봉사를 하는 최현순씨는 “지난 5일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했는데 하루에 20명 가까운 외국인을 만나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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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중앙시장/사진제공=강릉시청강릉 중앙시장/사진제공=강릉시청


특히 가볍게 허기를 때울 수 있는 먹거리 가게들 입구는 국내외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중앙시장 지하1층 어시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70대 김모씨는 “차(KTX)가 뚫리고 손님이 확실히 늘었다”며 “외국인을 이렇게 많이 본 것 역시 처음이라 신기하다”고 밝혔다. 이어 “막차가 꽤 늦게까지 있는지 저녁까지 먹고 돌아갈 거라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매출 역시 평소에 비해 20~30% 늘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림픽이 개막하면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반면 숙박업소들은 울상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상보다 저조한 예약 실적 탓이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1박에 50만원 이상을 부르던 모습과는 정반대다. 바가지요금에 대한 비난 여론에 당국의 단속, KTX 개통에 따른 당일치기 관광객 증가 등 이들 입장에서는 악재가 겹쳤다. 왕복 교통비 5만원이면 서울에서 강릉을 1시간40분에 잇는 KTX를 이용할 수 있다. 막차 출발도 오후11시 이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당일치기로 올림픽 경기와 강릉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날 중앙시장을 둘러보던 20대 여성 역시 “숙박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서울 가는 열차가 20분에 1대씩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은데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도 않는 만큼 당일치기 여행이 더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숙박업소 가격은 안정화 단계지만 이날 둘러본 모텔·펜션 등 숙소들은 방이 남았다. 한 외국인 관광객은 “1박에 20만원인 강릉에서 숙박하는 것보다는 서울역 인근에 1박에 5만원인 숙소를 구하고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경포해변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성수기 가격인 1박에 20만원을 생각했지만 언론의 바가지요금 보도도 있고 KTX도 개통되기에 함께 축제를 즐기자는 마음에서 비수기 가격(11만원)을 적용했다”고 했다. 이 펜션은 올림픽 기간 모든 객실이 동났다. 또 다른 숙박업소 운영자는 “아직도 주변에 1박에 30만원씩 받겠다는 업소들이 많다. 이들 업소는 설 연휴를 빼고는 객실이 텅텅 빈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릉=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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