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글로벌 현장에서] 평창發 우정과 평화 기원하는 폴란드

최성주 주폴란드 대사

평창 참관 나선 폴란드 학생들에

강원도, 고등학교 숙소로 내줘

폴란드 "올 가을 韓 고교생 초청"

올림픽이 맺어준 인연 이어져

양국 문화교류 더 활발해지길



바야흐로 평화와 화합을 위한 동계 스포츠 대축제가 시작된 평창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위 50도 부근에 위치해 겨울이 길고 눈이 많아 동계 스포츠에 적합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폴란드는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극히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평창올림픽 참가를 꾸준히 준비해왔다. 폴란드는 과거 동계올림픽을 제2의 도시인 크라쿠프에 유치하려다 환경파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로 포기한 적이 있는 만큼 한국이 지난 1988년 하계올림픽에 이어 30년 만에 동계올림픽도 주최하는 것을 적극 성원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폴란드 하원의원인 보이치에흐 지엠니아크는 1992년부터 시골 청소년들을 인솔해 개최지의 학교시설에서 숙박하며 바르셀로나 및 나가노·알베르빌 등 12차례의 올림픽을 참관한 바 있는데 이번 평창올림픽에도 20여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참관을 희망한다면서 우리 대사관에 숙소 관련 협조를 요청해왔다. 고맙게도 강원도 교육청의 주선으로 상지대관령 고등학교에서 학교시설을 숙소로 제공해줘 이들이 평창올림픽을 참관할 수 있게 됐다. 폴란드 청소년들이 평창올림픽을 참관하고 우리의 자연과 문화도 접하면서 한국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지엠니아크 의원은 우리 측의 배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상지대관령고 학생들을 올가을 자신의 고향에 초청할 계획이라 하니 평창올림픽으로 맺어진 인연이 양국 청소년 교류로 이어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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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 대사관에서 폴란드인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다양한 홍보활동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난해 10월 중순의 ‘대형 비빔밥 만들기 행사’라고 생각한다. 당시 폴란드를 공식 방문 중이던 정세균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폴란드 체육계·국회, 정부 및 언론계 인사 등 100여명을 대사관으로 초청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비빔밥을 함께 만들어 나눠 먹으며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한 바 있다. 또한 폴란드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 1월 초 안제이 두다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약 500명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신년 리셉션을 주최했는데 필자는 주최국 대사 자격으로 초대받아 폴란드 대통령 내외에게 한복 입은 평창올림픽 마스코트를 직접 전달했다.


막 시작된 평창올림픽에서 폴란드 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따기를 바란다.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된 스키점프 월드컵에서 폴란드의 국가대표인 카밀 스토흐 선수가 4전 전승을 기록함에 따라 평창에서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스키점프는 전통적으로 폴란드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전략 종목이기에 그만큼 기대가 크다.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도 평창을 방문해 스키점프 경기를 참관하고 선수들을 응원할 예정이란다. 마침 올해는 폴란드가 과거 123년간 나라를 통째로 외세에 빼앗겼다가 독립을 되찾은 지 100년이 되는 해여서 젊은 선수들의 선전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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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한국처럼 외세의 침략과 전쟁의 참화를 경험한 만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대화가 재개돼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진정으로 반기고 있다. 또한 올 1월부터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폴란드는 남북한과 공히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서울과 평양에 상주 대사관을 운영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오는 2019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과 폴란드의 우정과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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