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 동계올림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강원도 평창·강릉·정선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 대회는 23번째 동계올림픽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개최되기는 1988년 서울 하계대회 이후 30년 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동·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연 세계 5번째 나라가 됐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치르는 평창올림픽에는 동계올림픽 사상 역대 최대인 총 92개국에서 2,92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우리나라도 15개 전 종목에 걸쳐 선수 145명과 임원 75명 등 총 2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다.
에콰도르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코소보,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은 평창에서 첫 번째 동계올림픽을 치른다. 소치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은 IOC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한 168명의 선수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소속으로 참가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은 동계올림픽 역사상 100개 이상 금메달이 걸린 최초의 대회다. 지난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보다 4개 늘어난 총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된다. 종목으로는 스노보드 빅에어(남·여),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남·여), 알파인스키 혼성 단체전, 컬링 믹스더블이 새로 추가됐다.
우리나라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등 20개의 메달을 획득해 역대 최고인 종합 4위에 오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개회식 공연에서는 강원도에 사는 다섯 아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판타지로 풀어냈다.
2시간 20분가량 진행된 개회식의 하이라이트는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 순서였다. 다섯 아이가 LED 촛불을 들고 스타디움에 나타나 다른 이들에게 촛불을 전달했고 곧 평화를 상징하는 두 마리의 비둘기 형상을 띄었다.
두 마리의 비둘기가 한 마리로 합쳐지고 그 가운데서 가수 전인권, 이은미, 그룹 볼빨간 사춘기의 안지영, 국카스텐의 하현우가 존 레논의 ‘이매진(imagine)’을 아름다운 화음으로 노래했다. 이어 수많은 비둘기로 변신한 초소형 드론(무인기)이 경기가 열릴 스키 슬로프 위로 날아갔고, 곧 하나의 거대한 스노우보더 선수 형상으로 뭉쳤다.
슬로프를 타고 내려온 이 스노우보더 선수 형상은 열정을 상징하는 화려한 불꽃과 함께 거대한 오륜기로 변하며 개막식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다. 이때 사용된 1,218개의 초소형 드론은 ‘최다 무인항공기 공중 동시 비행’ 부문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예정이다.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이번 대회는 더욱더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 ‘평화올림픽’으로도 기억될 전망이다. 북한은 피겨스케이팅을 포함한 5개 종목에서 선수 22명, 임원 24명 등 총 46명을 파견했다. 남북한은 여자아이스하키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10일 스위스와 첫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