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다음에 닥칠 약세장은 자기 생애에서 최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경제전문가들의 ’증시 비관론‘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로저스 회장은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다시 약세장을 맞을 때 그것은 우리 생애에서 최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특히 미국에 역대 최대 규모의 부채가 쌓였기 때문이라고 로저스 회장은 설명했다. 그는 “빚이 도처에 있지만 지금 훨씬 더 많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은 주식시장이 약세장에 돌입할 시점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미국 증시에서 전날 투매가 재개된 걸 보고 놀라지 않았다며 시장의 혼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증시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한 인물은 로저스 회장 뿐만 아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6일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증시는 경제가 아니다”라며 “1987년 ‘블랙먼데이’ 충격과는 별개로, 당시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마치 미국 경제에 운영의 여지가 많은 것처럼 행동했지만 최근의 금리 인상과 주가 하락이 그런 믿음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이 경고 신호를 깜빡이기 직전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중 한 명을 제거한 것은 분명히 좋은 일이 아니다”라며 재닛 옐런 전 의장이 물러난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행동주의 투자자인 칼 아이컨도 “지금의 시장 변동성은 앞으로 닥칠 일들의 전조”라면서 미국 경제가 궁극적으로 지난 2009년의 경제위기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2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고용지표에 급락세로 돌아섰다. 임금상승세가 부쩍 강해진 게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아낸 탓이다. 뉴욕증시 급락세는 5일에 더 가팔라졌다가 안정을 되찾는 듯하더니 전날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의 5일과 8일 낙폭은 각각 1,000포인트를 훌쩍 넘었다.
한편 로저스 회장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때까지 증시가 안절부절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