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촬영한 영화”
“바둑에 비유하자면...좋은 집을 많이 준비하는 배우 되고파”
시원한 사이다를 들이킨 것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매 작품마다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배우 김지원의 연기는 옳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에서 기억을 잃은 미스터리한 여인으로 변신한 김지원은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으로 영화의 재미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 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주)) 라운드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김지원은 “정말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촬영을 했던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 김지원/사진=㈜쇼박스2011년 1편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 만들어진 후 2015년 2편 ‘조선명탐정 : 사라진 놉의 딸’, 그리고 이번 3편으로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 탄생했다.
‘조선명탐정3’는 괴마의 출몰과 함께 시작된 연쇄 예고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 기억을 읽은 괴력의 여인 월영(김지원)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수사극. 1편의 한지민, 2편의 이연희에 이어 이번 3편에서는 김지원이 ‘조선명탐정’의 새로운 홍일점으로 투입됐다.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렬한 여성 캐릭터로 합세한 그녀는 웬만한 장정도 제압할 괴력에 ‘김민’(김명민)을 한 눈에 홀려버릴 매력, 명탐정 콤비도 깜짝 놀랄 빛나는 수사력까지, 진정한 넘사벽 면모를 드러내는 인물이다. 특히 이전 시리즈의 여성 캐릭터와 달리 ‘월영’은 사건 해결에 없어서는 안될 공을 세우며 명탐정 콤비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김지원은 “극 중 ‘월영’은 연결고리와 같다. 모든 사건들이 ‘월영’을 통해 이어진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김명민은 이런 김지원을 두고 “‘조선명탐정3’는 김지원을, 김지원에 의한, 김지원을 위한 영화”라며 극을 잘 이끌어간 배우라며 극찬을 전하기도.
“김석윤 감독님 김명민, 오달수 선배님이 정말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감독님과 대본리딩이나 준비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시리즈물이다보니 각 편마다의 매력이 있는데 3편에는 월영이 메인 스토리에 가깝기에 3편만의 매력을 가지려 했다. 월영이란 캐릭터가 많은 감정의 폭을 가지고 있어 잘 표현하겠다는 마음으로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다. 감독님께서 작품 안에 잘 녹여주신 것 같다.”
영화 ‘조선명탐정3’ 스틸 /사진=㈜쇼박스
영화 ‘조선명탐정3’ 스틸 /사진=㈜쇼박스김지원은 8년 동안 ‘조선명탐정’ 시리즈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 김명민·오달수와의 촬영 현장을 두고 “최고의 팀워크를 확인 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고 표현했다.
“촬영 전부터 익히 소식은 들어 알고 있었는데, 그냥 함께 한 시간이 오래되어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 대단했다. 김명민과 오달수 선배들이 손을 먼저 많이 뻗어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감독님의 말투를 그대로 가져오면 “어깨가 식기 전에 연기자들이 슛에 들어갈 수 있게” 최대한 준비 기간이 짧았다. 착착 돌아가는 현장이어서 스태프와 배우가 서로의 동선이 방해되지 않게 배려했다. 팀워크도 좋았지만 사람들이 너무 좋았다. 이런 현장분위기였기 때문에 관객 분들도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나온 게 아닌가 싶다. ”
‘연기 본좌’로 알려진 배우 김명민과 처음으로 작업을 함께 한 김지원은 ‘후배에 대한 애정과 선배의 깊은 배려’에 감동했다고 한다. 선배의 연기를 가까이 보면서 느낀 놀라움과 감탄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선배님 앞에 있으니까 대본 들고 있는 손이 막 떨리더라. 그걸 알아차리고 배려해주셨다. 제 대사 때는 뒤돌아주시고, 눈도 잘 안 마주쳐주셔서 후배가 굳지 않고 리딩을 할 수 있게 해주셨다. 명민 오빠가 맡은 ‘김민’의 대사량이 정말 많다. 실생활에 쓰이지 않는 대사인데 그 많은 대사를 NG내는 걸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발음이 틀리거나 중간에 빼먹는 것 하나 없이 언제나 완벽하다. 더 해내고 싶다는 식지 않는 열정이 정말 멋진 선배님이다. ”
배우 김지원
배우 김지원‘태양의 후예’의 ‘윤명주’부터 ‘쌈, 마이웨이’의 ‘최애라’ 까지 연이은 신드롬을 일으키며 차세대 로코퀸으로 자리매김한 김지원이 처음으로 도전한 사극 영화다. 그는 “좋은 시리즈물을 좋은 선배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사극’ 첫 도전이라는 게 저에겐 색다른 경험이긴 했는데, 여태까지 좋은 시리즈물 만들었던 김석윤 감독님과 김명민 오달수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느낀 점도 많고 배운 점도 많았던 영화로 기억될 듯 해요.”
“좋은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한다는 김지원. 그는 “내 삶의 행복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마음이 변치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곧 바둑에 비유한 그의 ‘꿈’을 들을 수 있었다.
“바둑으로 비유하자면, 당장은 왜 두는지 모르는 바둑수 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결코 의미없는 수가 아니다. 바둑이란 게 얼마나 많은 집을 가져가는지가 승패를 결정한다. 나중에 봤을 때 좋은 집들이 나에게 남겨지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렇기 위해선 차근 차근 작품을 해 나가려고 한다. 특별히 바둑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바둑 만화를 재미있게 봤는데 바둑의 그 점이 인상적이더라(웃음)”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