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로부터) 곧 답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성 악화로 사실상 빈사 상태에 놓인 한국GM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이 예상보다 이른 시일에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배리 엥글(사진) GM인터내셔널(해외사업장 관리담당) 사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 정부와 노동조합을 만나 협조(cooperation)를 요청했다”며 “앞으로 한국GM 문제 해결 방안 마련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엥글 사장은 미국 GM 본사에서 한국을 비롯한 주요 해외 시장과 남미 시장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 1월 임기를 시작한 후 한국 방문은 1월 중순 이후 두 번째다. 국내 언론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엥글 사장은 1월 중순에 이어 이번 방문에서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필요하면 언제든 한국 시장을 찾을 것”이라며 “당분간 한국 정부 및 노조 관계자와 계속해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엥글 사장이 한국 정부로부터 ‘긍정적 기대’ ‘해결책을 찾는 데 전념하겠다’ 등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예상보다 이른 시일에 한국GM에 대한 구체적 지원 방안의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한국GM은 엥글 사장이 10일께 출국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출국지를 두고는 미국 본사와 중국 상하이 등 소문만 무성했다. 엥글 사장은 예정보다 하루 늦은 11일 저녁 호주로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에 만난 그는 “회의에 늦었다”며 감색 정장 차림에 한국GM이 준비한 캐딜락 CT6를 타고 떠났다. 일각에서는 일정을 하루 연장하면서까지 진행한 회의인 만큼 정부 관계자와의 만남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GM 관계자는 “회의 내용과 누구를 만났는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전했다.
공은 이제 정부로 넘어갔다. 특히 주관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GM의 상황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한국GM을 살리기 위해 정부에 △출자전환 방식 유상증자에 따른 자금 수혈 △신규 자금 대출 △한국GM 소재지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통한 세금 감면 등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자생력을 잃은 기업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GM 본사가 한국GM의 문제를 정부를 통해 쉽게 해결하려는 모습이지만 한국GM이 구조적 문제점으로 지적된 이전가격 논란이나 수익 대비 과도한 연구개발(R&D)비용, 그리고 본사의 막대한 이자놀이 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이 없다면 정부의 지원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조민규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