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의식불명 상태로 풀려나 귀국 직후 숨진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의 부친 프레드 웜비어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정치적 성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손님 자격으로 한국을 찾은 웜비어는 이날 방송된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진짜로 올림픽에 참가한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웜비어는 “올림픽 정신, 우리가 왜 여기에 있는지 맥락에 비추어 북한의 행보를 봐야 한다”며 “이렇게 볼 때 북한은 올림픽에 진짜 참가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선수들은 올림픽 선수촌에서 다른 선수들과 의견을 나누거나 진짜 참여하지 않고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건 정치적 성명”이라고 덧붙였다.
웜비어는 자신의 행위가 올림픽 정신에 반하는 정치적 행위라는 지적은 일축했다.
그는 “나에게 이건 정치적인 행위가 아니다”며 “북한이 (아들) 오토에게 어떻게 대했는지를 보면 그들의 기준을 알 수 있다. 그게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라고 사실을 전하러 올림픽을 찾았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웜비어는 자신의 가족이 올림픽에 참석함으로써 북한 정권의 잔혹함을 실체로 떠올리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북한이 내 아들에게 한 처우에 대한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들은 이걸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에게도 했다”고 주장했다.
웜비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귀빈석에 앉아 올림픽 개회식을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기 힘들었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펜스 부통령과 함께 탈북자들을 만났던 웜비어는 아들이 겪었던 고초를 떠올리면 탈북자들에게 유대감을 느낀다며 그들을 돕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에 등장했던 탈북자 지성호 씨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했다.
웜비어는 지씨가 휴대전화를 꺼내 신시내티에 있는 오토의 무덤을 직접 찍은 사진을 보여줬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지 씨의 행동에 감동했다며 “그게 (북한 정권과 구별되는) 북한인의 정신”이라고 평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공식 초청했다는 소식과 관련, 그는 “대화가 남북이 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북한을 향해 나아가도록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우리 부부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가 끝났다는 게 기쁘다”며 “오토와 우리 가족에게 2년 정도 늦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