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로 출발해 헤지펀드운용사를 거쳐 사모투자펀드(PEF)로 변신을 시도하는 라임자산운용이 이번에는 정책자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해 직원 평균연령 33세의 젊은 독립자문사인 라임자산운용의 빠른 진화는 보수적인 금융투자업계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정부가 금융혁신추진방향으로 밝힌 ‘자문사→사모운용사→자산운용사’식의 금융창업 성장사다리에 가장 부합한 사례로도 평가받는다.
13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라임자산운용을 성장사다리펀드의 사회투자펀드(임팩트투자 분야) 위탁운용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해 말 업무집행사원(GP) 자격을 갖춰 PEF로 변신한 후 2개월 만에 정책자금을 운용하는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위탁 규모는 130억원이다. 오는 8월까지 200억원의 설정액을 갖춰 유엔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가 정한 사회·환경·보건·빈곤·기근 등의 문제 해결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가진 기업에 60%가량을 투자하게 된다. 국내 PEF가 사회책임투자를 실행하는 것 자체가 첫 시도다. 앞서 라임자산운용은 2016년 한국 헤지펀드로는 최초로 행동주의 펀드를 내놓기도 했다.
라임자산운용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처음 시도하는 운용전략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이 도맡았던 무역금융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헤지펀드를 업계에서 처음 출시했다. 앞서 2015년에는 헤지펀드로 금호터미널의 금호고속 인수대금 1,500억원 가운데 740억원을 유치했다.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국내 헤지펀드가 기업 자금조달에 성공한 최초 사례였다. 또 나무 심는 기업 ‘트리플래닛’과 친환경 제품기업 ‘제너럴바이오’, 휠체어 전동장치기업 ‘토도웍스’ 등 사회적기업에도 1억~8억원가량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사회적기업이 성장해 자본시장에 참여하면 자본시장 자체가 건강해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전문 벤처투자자 등과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펀드 출시를 위한 준비도 진행 중이다. 향후 공모운용사로 전환해 현재 고액자산가의 전유물이 돼 있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원 대표는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주식과 대체·채권을 두루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는 등 변화와 발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