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윤경욱 차헬스케어 대표 "싱가포르 상장, 글로벌 도약 기점될 것"

영어 잘하는 의사 많아 안성맞춤

국내 대형병원 해외 진출 실패는

오너십·투자자금 부족했기 때문

덩치 키워 글로벌화 속도 내겠다

지난달 31일 윤경욱(오른쪽) 차헬스케어 대표가 호주 난임센터 City Fertility Centre(CFC)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후텍 리앙 벵(왼쪽) 싱가포르메디컬그룹 최고경영자(CEO), 애드난 카타코빅 CFC CEO와 함께 기념활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차헬스케어지난달 31일 윤경욱(오른쪽) 차헬스케어 대표가 호주 난임센터 City Fertility Centre(CFC)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 후텍 리앙 벵(왼쪽) 싱가포르메디컬그룹 최고경영자(CEO), 애드난 카타코빅 CFC CEO와 함께 기념활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차헬스케어




“CHA 브랜드로 싱가포르에 상장한 후 규모를 키울 계획입니다.”


차헬스케어의 해외진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경욱(51·사진) 대표는 싱가포르를 차헬스케어의 글로벌 병원 그룹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다수의 병원을 한번에 인수해 덩치를 키운 후 싱가포르 현지에서 ‘CHA’ 브랜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본지 2월2일자 1·21면 참조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차움’ 의원에서 만난 윤 대표는 차움이 차헬스케어 해외 진출의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가의 주상복합건물 피엔폴리스에 명품편집숍 등과 함께 자리 잡은 차움은 주로 해외 부유층을 겨냥한 건강검진과 피부과 등 노화방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노화방지 식재료로 만든 레스토랑도 인기다. 철저하게 ‘부자’를 향한 병원 마케팅을 하는 셈이다.


차병원 그룹의 재무를 10년 넘게 책임진 윤 대표는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종합병원을 인수하면서 국내 첫 해외 의료 투자의 길을 열었다. 지금은 매년 600억원의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VITA·에비타)을 올리지만 처음에는 한국병원이 인수했다는 이유로 백인 의사들이 그만두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거기에서 윤 대표와 차병원 그룹이 체득한 것은 전 세계 영리병원의 몸집 키우기 경쟁이었다. 윤 대표는 “미국 병원은 많으면 300개, 적어도 25개 이상이 모인 병원 그룹”이라며 “영리 병원이 그룹을 형성해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경쟁에 끼지도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2013년 해외 병원을 인수하기 위한 1,1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한 것도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1,100억원은 글로벌 경쟁에 끼기는 코끼리 비스킷에 불과했다. 2017년 공동 운용사였던 미래에셋과 다시 손잡고 기존 블라인드 펀드(투자대상을 정하지 않는 펀드)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재편한 펀드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와 호주를 중심으로 투자 대상을 좁혀 나갔다. LA 병원에서 6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오면서 투자 여력도 늘렸다.

관련기사



글로벌 병원 그룹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싱가포르를 선택한 데 대해 윤 대표는 “싱가포르는 영리병원 산업이 발달하며 사모펀드 운용사의 병원 투자 후 상장도 흔하다”면서 “싱가포르 의사 면허는 주변 국가 당국에서 인정하고 영어가 능통한 의사가 많다는 점도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를 해외투자 기지로 선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차헬스케어는 싱가포르 병원 경영회사인 싱가포르메디컬센터와 함께 불임→산부인과→여성전문병원→가족병원으로 영역을 넓히고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주변 국가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차헬스케어 해외진출의 선봉장은 난임치료다. 윤 대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차병원의 불임시술능력부터 선보이며 진찰과목을 느릴 것”이라며 “병원의 두 배 이상 연구소를 갖추고 한국에서 의사와 연구자를 훈련 시켜 전 세계 어느 차병원을 가더라도 난임 부부가 여러 인종의 특성을 반영한 고품질 시험관 시술을 받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서울대병원이나 삼성병원 등 국내 대형 병원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지 못한 것은 해외의 한국 의료 저평가가 가장 크지만 외국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의사들, 임기 2년의 병원장이 경영하며 오너십이 없는 점, 투자금 부족이라고 꼬집었다.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윤 대표는 이미 4차 혁명까지 구상을 펼쳤다. 그는 “전 세계 헬스케어 산업이 앞으로 10년 내에 정보기술(I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과 맞물려 크게 변화할 것이고 바이오 산업 자체의 신기술도 여전히 등장할 것”이라면서 “이때 고객(환자)와 접점이 있는 기업이 신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 태그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