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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슬빵’ 박형수, 사기 당하기 쉬운 편?...“NO ‘그알’ 애청자라서”

“순수한 사람 아냐...여린 마음을 가졌을 뿐”

10년차 배우 박형수, 긍정적으로 고민하는 시간이 자양분 돼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교도관 나과장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박형수의 반전 매력은 ‘순수함’에 있다. 드라마 속의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은 숨 막히는 차가움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tvN 수목 미니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이하 ‘슬빵’연출 신원호, 극본기획 이우정, 극본 정보훈)종방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은 입을 모아 박형수 배우의 ‘순수함’을 이야기했다. 특히 드레스 코드를 그대로 지킨 그의 모습에 놀랐을 정도.

배우 박형수 /사진=조은정 기자배우 박형수 /사진=조은정 기자


‘슬빵’ 종방연 때는 ‘정장으로 맞춰서 입고오자’는 농담 섞인 말을 누군가 단톡방에 남기자, 본인만 깔끔하게 정장을 맞춰 일고 온 일화부터, ‘슬빵’ MT 때는 박해수 배우가 파자마를 챙겨오라는 말을 하자 혼자만 알록달록 파자마 세트를 챙겨왔다는 일화까지 일명 ‘드레스 코드’에 대한 일화가 무궁무진했다.

드레스 코드에 대한 일화를 묻자, 박형수는 “원리 원칙을 중시하는 나과장이란 인물에 빠져있어서 살았는지 원칙을 중요시하게 살았나봐요”라며 재치 있게 답했다.

누군가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매력적이다’고 하는 반면, 또 다른 누군가는 ‘너무 순수하셔서 사기를 많이 당할 것 같아요.’라고 평했다. 실제로 인터뷰 현장에서 만난 박형수는 수줍은 모습과 함께 날 것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더욱 매력적이었다. 그가 사기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그것이 알고 싶다’라는 이유 역시 귀를 쫑긋하게 했다.

“동네 친구들이 저에게 ‘사기 치기 쉽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사람 말을 잘 믿고 많이 배려하는 성향이긴 한 것 같은데, 실제로 사기 당한 적은 없어요. 그런 부분에선 나름대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많이 보면서 조심하는거죠.”

“‘믿음’은 중요한데 약간의 의심은 있죠. ‘착하다’는 표현은 절 좋게 봐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그 정도는 아니거든요. 저의 여린 부분을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


어린 시절 부터 융통성 없고, 원리 원칙 주의자였음을 유쾌하게 보여주며 반전을 뛰어넘는 웃음을 선사한 나과장. 박형수는 반전 에피소드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 보단 ‘신선했다’는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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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나과장이 왜 저럴까’란 의문들이 있었어요. 그 장면들이 나옴으로써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갑자기 반전이 나왔다면 너무 식상하지 않았을까요. 예를 들어 어릴 때 범죄자한테 지인이 살해당했다는 식의 반전이 나오면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는 스토리로 흐르는 거잖아요. 원래 어릴 때부터 저런 스타일의 애였다고 하니까 신선했어요. 나과장의 전사에 대해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이유가 나온 걸 좋아해주셔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

교도소 속의 죄수들 외에 확연한 색깔을 지닌 교도소장(안상우), 팽부장(정웅인), 나과장(박형수)은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교도소엔 팽부장 같은 사람, 나과장 같은 사람이 다 있어야 한다’는 대사 역시 박형수의 마음을 움직인 장면이기도 하다. 교도소장에게 부족한 결단력을 강화시켜 준 이는 다름 아닌 나과장 이었다.

“팽부장은 수용자를 보듬어 준다면, 나과장은 거기에 반대해요. 철두철미한 원칙주의자인만큼 범죄자는 범죄자로 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거죠. 교도소장은 저의 꼭두각시 같은 느낌이랄까. 저보다 높은 위치에 있지만, 뭔가 소장님이 결단력이 없고 우유부단하게 나와요.”

“중반 이후에 소장에게 팽부장을 내보내자고 할 때 ‘네가 나가’ 라고 하세요. 대사에도 나와있듯이 한 쪽에만 치우친 사람만 있으면 조직이 운영되기 쉽지 않아요. 교도소내에서 양면성을 가진 인물이 있어서 교도소가 잘 운영이 되지 않나. 작가님이 그렇게 생각해서 쓴 것 같아요.”

‘슬빵’의 열렬한 시청자이기도 했던 박형수는 문래동 카이스트로 열연한 박호산의 연기를 보며 매번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호산의 연기를 극찬했다.

“대본상으로 봤을 때, 호산이 형님이 만들어낸 그 정도의 재미를 상상하지 못했어요. ‘말 짧게’ 라고 써진 대본을 훨씬 재미있게 살리신 것 같아요. 문래동 카이스트 역할이 놀라웠어요. 전 감히 엄두도 못 낼 연기였죠. 엄청났잖아요.”

박형수는 2008년 극단 학전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 으로 데뷔한 10년차 배우이다. 뒤늦게 배우에 대한 꿈을 품고 서울예술대 연극과에 진학했다. ‘슬빵’을 함께 한 최연동 배우와 함께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동기이다. 그 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독립영화 및 단편영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영화 ‘몸값’ ‘공조’, ‘원라인’, ‘임금님의 사건수첩’, ‘보통사람’ 등에 출연했다.

배우 박형수배우 박형수


배우 박형수배우 박형수


그는 “데뷔 10년차이지만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배우입니다”고 자기 소개를 했다. 이어 “작품이 많지 않을 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고, 작품이 오면 어떻게 할지 열정적으로 고민하는 시간들을 가졌던 것 같아요.”라고 지난 10년의 시간을 돌아봤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첫 브라운관 도전작이었다. 무엇보다 안방극장에서 아들을 볼 수 있어서 드라마 ‘다시보기’를 하며 가장 행복해했다고 한다. “어머니께서 정액제 요금을 몰라 ‘다시보기’ 요금이 많이 나왔는데, 다음 드라마 출연작에선 정액제 요금을 결제 해야겠다”는 귀여운 에피소드도 들을 수 있었다. 나과장의 꽃길은 이미 펼쳐졌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저를 시청자분들에게 소개해 준 작품이에요. 제 이름을 기억해주신다면 좋겠고, 그렇지 않더라도 절 우연히 보고 나과장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 할 것 같아요. 영화 보기, 멍 때리기 등을 좋아하는 되게 평범하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고민이 있을 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시간을 되도록 적게 가지기 위해 노력해요.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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