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북한 응원단의 오영철 응원단장은 17일 “한 핏줄을 이은 자기 민족이 제일이라는 것을 가슴 깊이 절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이날 강원도 강릉 세인트존스경포호텔에서 열린 만찬에서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환영사에 대한 답사로 “남강원도 땅에 머무른 지도 어느덧 열흘 남짓한 기간이 흘렀다. 길지 않은 이 나날에 우리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장마다 높이 높이 울려 퍼지는 공동응원, 통일 함성의 우렁찬 외침과 나부끼는 통일의 세찬 허덕임 소리가 자주통일의 힘찬 발걸음, 온 강산에 통일 만세의 환호성으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 단장은 또 “북과 남, 우리 민족이 힘을 합쳐나간다면 훌륭한 첫발을 내디딘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도 성과적으로 결속되고, 자주통일의 대통로도 반드시 열리리라는 것을 우리는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창밖은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민족적 대사를 우리 민족끼리 힙을 합쳐 잘 치러나가려는 애국애족의 마음, 동포의 이름으로 가득 찬 우리의 가슴은 후덥기만 하다”며 “이번 대회가 민족의 위상을 높이고 겨레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의깊은 축전으로 성공적인 막을 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최 지사는 환영사에서 “이 자리는 조촐하게 마련됐지만 먼 훗날 귀한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역사가 이 자리를 어떻게 기록할지 모르겠으나 (이 자리가) 통일의 씨앗이고, 또 여러분(응원단)은 통일의 선봉장으로 기록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지사는 이어 “이런 분위기가 올림픽 이후까지 잘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응원단의 응원이 올림픽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준비해오신 여러 복장, 도구, 춤, 노래 등이 상당히 정성스럽게 준비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는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날 북측에서는 오 단장을 비롯한 응원단 229명 전원과 기자단 21명 등 250여 명이 만찬에 참석했다.
우리측에서는 최 지사와 김동일 도의회 의장, 한의동 강원도 시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 상임대표, 통일 관련 단체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테이블마다 잔을 채우고 건배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명절인데 고향 생각은 나지 않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한 응원단원은 “조국 생각이 간절한 마음입니다”라고 답했다.
남북이 같이 함께 응원할 때 느낌을 묻자 “북과 남은 하나라는 마음이 들었고 선수들도 조국을 위해 열심히 싸워주길 바란다”고 답했고, 남측 시민들의 환대와 호응에 대해서는 “북과 남이 하나 되어 응원하니 통일의 열풍이 몰아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만찬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강원도를 방문한 북한 응원단이 가족과 설 명절을 함께 하지 못함을 동포애로 위로하고 평화올림픽을 위한 북한 응원단의 활동과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마련했다.
강원도는 LED 트론 퍼포먼스와 가수 한영애, 안치환의 공연도 준비했다. 응원단은 예정에 없던 노래 공연으로 ‘반갑습니다’, ‘고향의 봄’, ‘다시 만납시다’ 등 세 곡을 부르며 화답했다.
만찬 메뉴로는 해파리냉채, 훈제연어, 표고버섯 죽, 떡갈비 구이, 산양 산삼, 곤드레, 견과류, 연잎 밥, 떡만둣국 등이 나왔다.
응원단은 이날 만찬에 앞서 평창 올림픽플라자 근처에 있는 상지대관령고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취주악 공연을 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