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태극제약의 지분 80%를 44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3일 주식 3,540만주를 850억여원에 취득했다. 이로써 자회사 태극제약에 대한 LG생건의 지분율은 91.7%가 됐다. 비슷한 시기 제약·바이오기업인 파마리서치프로덕트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 에스트라의 필러 사업 부문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영업·마케팅 활동에 돌입했다. 파마리서치는 히알루론산 필러 ‘클레비엘’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피부과 등을 통한 전문 피부미용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화장품기업 한국콜마는 제약기업 CJ헬스케어의 인수전에 초반부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뿐 아니라 의약품 영역에서도 위탁생산(CMO) 사업을 해왔지만 지금까지는 화장품의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할 경우 대형 제약·화장품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라 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약기업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최근 수년간 ‘트렌드’로 볼 수 있을 정도로 늘고 있다. 화장품의 브랜드보다 성분 및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만개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제약기업들은 피부에 좋은 유효 성분 함량이 높으면서도 보다 안전하고 저렴한 제품군을 여럿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주름 제거 등 미용 시술에 주로 쓰이는 보툴리눔 톡신(보톡스)나 필러, 여드름 흉터 제거용으로 사용되는 연고, 꾸준히 맞을 경우 미백·피부 탄력 효과 등을 누릴 수 있는 영양정맥주사 등이 등장하며 생활건강(뷰티·헬스케어)과 치료의 경계가 흐려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업계는 제약사업과 화장품사업을 함께 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높아 앞으로도 양 산업의 결합이라는 흐름이 이어지리라고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몸에 좋은 성분을 찾아내 제품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신약개발과 화장품사업은 비슷한 측면이 많고 상대적으로 화장품쪽의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라며 “신약 개발에 장시간·고비용의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한 제약기업은 언제나 안정적인 캐시카우(수익 창출원)에 목말라하고 있는 상황에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