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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폴킴, "막연했던 꿈, 가장 힘들었던 건 '불확실함'"

/사진=뉴런뮤직/사진=뉴런뮤직


폴킴은 그때그때의 일상들을 메모해 놓는다.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가 머릿속에 스치는 느낌들이나 어느 장소를 지날 때의 단편을 고스란히 음악으로 옮겨 놓는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사소한 감정들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지만 이는 팬들이 폴킴 음악을 사랑하는 가장 큰 힘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폴킴의 음악은 ‘나만 알고 싶은 음악’에서 점차 ‘믿고 듣는 음악’으로 거듭났다. “인디와 메이저의 애매한 중간 경계에 있다”고 자신을 평하는 것과 달리, 폴킴이라는 가수를 향한 대중의 관심이 상당하다. 폴킴은 예전보다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는 것에 인지도의 변화를 느낀다고.


“아직 제 삶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인기는 없어서 평소에 불편함을 느낄만한 일들은 전혀 없어요. 아직까지 저는 재미있게 음악을 하고 있을 뿐이에요.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많아진 것 같아요. 공연에서 조명이나 악기, 연출 등 더 넣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아져서 좋더라고요”

높아진 인지도 뿐 아니라 ‘고막남친’이라는 수식어 역시 항상 폴킴을 따라다닌다. 물론 이제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을 향한 칭찬처럼 통용되는 단어지만, 많은 팬들과 선후배 가수들이 폴킴의 음악과 목소리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민망하지만 칭찬이라 감사하죠. 제가 인복이 많은데 앞으로 잘 갚아나가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아직 제 소리는 완성된 건 아니에요. 아직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지금 제가 낼 수 있는 본연의 소리를 잘 내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노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적합한 톤을 가졌고, 그 점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사진=뉴런뮤직/사진=뉴런뮤직


최근에는 ‘선물’로 대세 반열에 오른 듀오 멜로망스와의 친분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멜로망스와 폴킴은 지난해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이어 최근 ‘불후의 명곡’으로도 호흡을 맞추며 친분을 과시했다. 특히 정동환은 이번 앨범 타이틀곡 ‘느낌’의 편곡까지 맡은 바 있다.

폴킴은 멜로망스에 대해 “이미 너무 스타가 되어버렸다”며 “혹시라도 누군가가 멜로망스와 엮이는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면 과감하게 끊겠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멜로망스의 음악에 대한 애정과 신뢰만큼은 상당했다.


“멜로망스를 페스티벌에서 만났는데 (정)동환이 피아노 치는 걸 보고 ‘느낌’은 무조건 이 사람한테 편곡을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분명 동환이 말고 편곡을 해 줄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동환이가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했죠. 흔쾌히 수락해줘서 고마웠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내줬어요. 이번에 파트1, 2에 굉장히 많은 참여를 해줬어요. 거의 소속 프로듀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요즘은 장난처럼 ‘동환아 나 다음에 안 버릴거지?’라고 말하는데, 앞으로도 음악적으로 자주 호흡을 맞추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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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폴킴이 지금처럼 가수로서 다음을 기약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일본에서 대학 생활을 하던 경영학도는 어느 날 이소라 7집에 담긴 ‘난 노래하기 위해 태어난 씨앗’이라는 문구를 보고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꿈 하나만을 바라보고 용기를 냈지만,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던 탓에 쉽게 길이 열리지는 않았다. 확신이 의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던 그 시기가 그에게는 긴 터널과도 같았다.

“너무나 막연한 꿈이었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어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도 없다보니 나에 대한 믿음을 점점 잃어 가더라고요. 그 불확실함이 가장 힘들었어요. 한순간에 포기할 것 같은 두려움도 있었고. ‘보상심리’를 안 좋아하지만, 요즘 한 편으로는 그때의 힘듦을 보상받은 것 같은 기분도 들어요. 옛날에는 살기 위한 고민이었다면 요즘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니까요”

이제는 누군가의 지표가 될 정도로 크게 성장한 폴킴. 그의 인생을 바꿔 놓았던 글귀 한 줄처럼 그 역시 앨범에 문구 한 줄을 남겨 놓는다면 어떤 이야기들을 써놓고 싶을까. 그는 ‘나의 꿈에 대해서 나 말고 그 누구도 논할 자격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저 역시 처음에 가수라는 꿈을 꿨을 때 주변에 반대도 많았고, 주변에서 저의 영혼과 생각들을 흔드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꿈을 펼치는 과정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너무 많아요. 다들 잘 되겠지라는 믿음 하나로 버티고 있을 거예요. 자신의 꿈이 누군가를 해치거나 해로운 생각들이 아니라면 거기에 대해서 믿음을 갖고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어렵사리 이룬 꿈인 만큼 폴킴은 당장의 성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뮤지션 폴킴과 인간 김태형의 구분을 굳이 두지 않는 가장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에 녹여내고 싶은 바람이라고.

“급류에 너무 휩쓸려가고 싶지 않아요. 지금까지처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내가 느끼는 것들을 표현하려고 해요. 결과가 좋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안 좋다 해도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계속 발전하고 싶어요. 김동률, 이적 선배처럼 오랫동안 음악을 할 수 있는 가수가 됐으면 좋겠어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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