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의 성추행 관행을 폭로하며 문화계 전반의 ‘미투(mee too)’ 운동을 촉발한 최영미 시인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언젠가 때가 되면 ‘괴물’의 모델이 된 원로시인의 실명을 확인하고 제가 목격한 구체적인 정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그가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저를 성추행했을 때의 실제상황, 그리고 1993년∼1995년 사이의 어느날 창작과비평사의 망년회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의 (유부녀 편집자를 괴롭히던) 성폭력에 대해 말할 생각”이라며 “1993년경 종로의 술집에서 제가 목격한 괴물선생의 최악의 추태는 따로 있는데, 제 입이 더러워질까봐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 저뿐 아니라 그로 인해 괴롭힘을 당한 수많은 여성들에게 괴물의 제대로된 사과, 공식적인 사과와 반성을 원한다”고 썼다.
이어 “문단 내 성폭력을 조사하는 공식적인 기구가, 작가회의만 아니라 문화부 여성단체 법조계가 참여하는 문화예술계 성폭력 조사 및 재발방지위원회가 출범하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시인은 또 일부 언론 매체에 의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 잡으며 “저는 수십명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이 없다”며 “1992년 등단 이후 제가 원하지 않는 신체적 접촉 (성추행)을 했던 남자는 네 명이다. 악수를 하며 제 손을 오래 잡고 손바닥을 간지르는 등 비정상적인 행위를 한 사람들도 두어 명 있었으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