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조현준의 자신감

주가 떨어져도 사재 털어 주식 59억어치 매입

조현준 효성(004800)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어 주가 부양에 나섰다. 지난해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이 악화돼 최근까지 주가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주식 매입에 나서면서 오너로서의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 일곱 차례에 걸쳐 효성 주식 4만8,545주(약 59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에도 5,500주(약 7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의 효성 지분도 14.42%로 지난해 말 14.27%보다 0.15%포인트 늘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조 회장이 개인 돈으로 주식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룹 오너가 주식을 매입하면 효성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 회장은 효성 주가가 장기간 하락하고 있을 때 수시로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지난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초까지 효성 주가가 14만원대에서 10만원까지 떨어졌을 때도 조 회장은 7월 3만2,000여주 장내 매수를 시작으로 수차례에 걸쳐 69만8,037주를 사들였다. 또 지난해 초 효성 주가가 14만8,000원을 돌파한 뒤 내림세일 때도 3개월여에 걸쳐 13만9,287주를 장내 매수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의 잇따른 자사주 매입이 던져주는 긍정적인 신호에 주목하고 있다. 효성이 지난해 원자력발전소 건설 중단과 유가 급등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이 하락했지만 ‘효성’이라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는 상하지 않았음을 시장에 알려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특히 조 회장이 철저하게 주식을 장내 매수 방식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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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주가 부양과 함께 그룹 지배력 강화의 목적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효성이 올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 회장 입장에서는 주가가 내려갔을 때 조금이라도 더 지분을 늘려놓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 입장에서는 주가 부양과 그룹 지배력 강화, 두 가지 목적에서 지분을 꾸준히 매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오너 일가의 지분은 40%에 육박할 만큼 안정적이지만 정작 조 회장 자신은 14%로 다른 그룹 오너에 비해서는 지분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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