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아람코도 사업 다각화 투자하는데...'포스트석유' 대비없는 에너지기업

[한국 주력산업의 현주소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 빼면

신재생 에너지 등 개발 소극적

R&D 비중 매출액 0.25% 불과



#세계 최대 정유사 중 하나인 사우디아람코가 지난해 말 사업 다각화를 위해 풍력과 태양력 등 신재생 프로젝트 추진 관련 부서를 신설하기로 했다. 석유가 전부인 것으로 알려진 중동의 국영 정유회사도 화석연료 시대 이후를 미리부터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국제석유개발주식회사(INPEX)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해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경영기획본부 산하의 사업기획팀을 신재생에너지·전력사업팀으로 분리한 것이 골자다. 이 조직은 지열발전과 태양열발전 등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개발 및 해외사업 진출을 강화할 예정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포스트 석유 시대를 일찌감치 대비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화석연료 시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4대 정유사 가운데 주력 사업인 정유를 제외하고 다른 에너지원에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정도에 불과하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 파일럿 생산시설을 올 상반기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에 비하면 국내 기업들의 신재생·대체에너지에 쏟는 노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기술 개발 투자비용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4대 정유사의 연구개발(R&D) 비용은 1,200억원가량으로 매출액(약 44조원) 대비 0.25%에 불과하다. 미국의 셰브런이나 엑손모빌 등 세계적 정유회사의 3분의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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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에너지 기업들이 신재생·대체에너지 투자에 소극적인 것은 경제성과 의지의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일메이저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도’와 다름없는 분야에 과감하게 투자하기가 어려운데다 신재생에너지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투자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우선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제도를 정비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업들도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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