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는 20일(현지시간) “4월 초에 시작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지금으로서는 바꾸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민주평통 샌프란시스코 협의회 초청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코트라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평창올림픽으로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온 것 아니냐고들 하지만 아직 어려운 시작에 불과하다”며 “지속가능한 ‘올림픽 평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포스트 평창’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허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문 특보는 “문 대통령 취임 후 북한이 계속 핵 야망을 도발적으로 나오고, 미국은 군사행동을 하겠다고 하고, 중국과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갈등을 빚고, 국내 여론은 남남갈등으로 분열된 상황이었다”면서 “작년까지만 해도 북한과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지만 미국의 압박과 문 대통령의 진정성 어린 입장이 지금의 남북관계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문 특보는 4월 초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북미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훈련을 해도 이해하고 용납하면서 대화를 하려면 북미대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쉽지가 않다”며 “그동안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을 시작하면 남북관계 개선이 도루묵이 될 거라고 했지만 북미대화가 이뤄진다면 한미훈련은 큰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4월 초에 시작하는 훈련은 지금으로서는 바꾸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