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쇼트트랙 국가 대표 선수들이 결승선에서 스케이트 날을 들이 미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것처럼 벤처업계도 그동안 남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가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오후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벤처기업협회 초청으로 ‘한국경제 비상(飛上), 벤처기업 비상(飛上)’이란 주제로 한 강연에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의 김기훈 선수가 스케이트 날 ‘밀어넣기’ 기술로 금메달을 따낸 이후 이제는 모든 국가의 선수들이 사용하는 기술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정부의 혁신성장도 남이 가보지 않은, 그러나 가야 하는 길을 걷는 것과 같다”며 “벤처업계도 스케이트날 ‘밀어넣기’ 기술로 한국경제를 이끌 신성장 동력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우리 경제는 장기추세선이 내려갈 것이냐, 다시 올라갈 것이냐 하는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고 진단하며 “장기추세선을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모멘텀을 향후 5년 안에 만들지 못하면 앞으로 우리 경제가 지속 가능하기가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최근 5년 간 고용통계를 보면 신설된 지 5년 이내 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가 전체 기업에서 만들어낸 일자리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중에서도 약 80% 가까운 신규 일자리가 창업 1년 미만인 기업에 나왔다”며 혁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열악한 국내 벤처생태계 현실도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전 세계 230여개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기업은 쿠팡과 옐로모바일 등 2곳뿐이고, 전 세계 투자액 상위 100위 스타트업에 한국 기업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시스템과 의식, 구조를 가지고는 (최대로) 갈 수 있는 국민소득 규모가 3만불대”라며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개별 경제주체들이 모두 혁신해야 경제 볼륨(규모)을 키우고 경제의 역동성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