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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순례 감독, 이윤택 성추문, ”해도 너무 해...사전 연습이 아닌 진정한 사과 필요“

“‘미투 운동’이 중요한 움직임 이끌어 내 ”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이 이윤택 연출가로 인해 촉발된 연극계 미투 운동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임순례 감독은 21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열린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 인터뷰에서, “이윤택씨 등 여러 문화계 성추문 사태를 보며, 이 정도 인지는 몰랐다” 며 “해도 해도 너무 한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사진=지수진 기자/사진=지수진 기자


21일은 연희단거리패 소속 배우 오동식씨가 성추문에 휩싸인 스승 이윤택씨를 고발하는 내용의 장문의 글을 남긴 날. 오씨는 지난 19일 이씨가 성폭행 및 성추행 의혹에 관한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앞두고 해당 의혹을 부인하는 사전연습을 했다고 폭로했다.

임순례 감독은 이윤택 연출의 공개 사과와 추후 내부 폭로 등을 접하며 “사과를 깨끗하게 하지 않아 2자 피해자가 나왔다. 이게 진정한 사과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성추행의 기간이)워낙 길었고, 너무 많은 피해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거기에 의혹을 부인하는 리허설을 하고 나온 것 까지 밝혀졌다. 나름 방어를 하고 나왔는데, 진정성과 진심은 없었다. 진심이라는 건 연습한다고 해서 상당방에게 전해지는 게 아니다. (진심까지 연습하는)그런 것까지 해야 하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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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는 모든 예술인, 관객에게 상처로 남았다. 임 감독은 “정말 배우가 되려고 했던, 예술가가 되려고 했던 친구들이 그렇게 조용히 사라져 갈 수 밖에 없었던 사실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안타깝다. 그 길을 너무나 원했던 친구들이었을텐데...”라며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임순례 감독 역시 이윤택 연극을 보고 감동을 받았던 관객이기도 했기에 그 충격은 컸다. 이윤택 연출의 연극 ‘길 떠나는 가족’을 보고 심지어 울기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이윤택씨가 연극계 뿐 아니라 여기저기 ‘불똥’을 날리고 있다. 오랜 시간 이윤택의 연극을 본 관객들도 상처일거란 생각이 들어요.”

미투 운동으로 문화계 전체가 홍역을 치르고 있는 것도 사실. 임 감독은 “이번 움직임이 연극계, 영화계, 문화계 전반에 훨씬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기에 서지현 검사, 최영미 시인의 마중물이 더욱 고맙고 대단하다고 했다.

“하나 하나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참담한 심경이긴 하지만 이 미투 운동으로 인해 훨씬 나아질거라 본다. 그동안은 공개적으로 밝혀지지 않아서, 문제가 된다는 걸 몰랐던 이들이 많았다. 이번에 확실히 나쁜 짓이고, 파렴치한 짓인지 밝혀졌다. 그런 짓을 지속하면 굉장히 큰 파장이 올거란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렇기에 미투 운동이 중요한 움직임을 야기할 수 있다. 먼저 서지현 검사, 최영미 시인이 공개적으로 폭로했기 때문에 이 움직임이 나올 수 있었다. 그 분들이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한다.”

한편, 임순례 감독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개봉을 앞두고 있다. 김태리와 류준열, 진기주, 문소리, 전국환 등이 출연했다. 오는 28일 개봉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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