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중국 국적 한모(30)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을 추적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돈을 갚지 않으면 자녀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해 피해자 2명으로부터 총 1억3,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는 지난 19일 오후 1시께 용산구 한 노상으로 피해자를 불러내 “당시 아들이 보증을 섰는데 잘못됐다. 대신 돈을 갚지 않으면 당장 죽이겠다”고 속인 뒤 현금인출기로 유인해 현장에서 5,300만원을 받아냈다. 같은날 이들은 경기도 안양시에서 같은 수법으로 두번째 범행을 저질렀다. 수법은 과거 보이스피싱에서 흔히 나타나던 “납치 빙자형”이었다. 하지만 “자녀를 죽여 장기를 팔아버리겠다”며 피해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수화기 넘어로는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도 들렸다. 피해자들은 급한 마음에 돈부터 건내고 봤다.
경찰 조사 결과, 한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국내 송금책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뒤늦게 자녀들과 통화하면서 보이스피싱 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이미 피해액은 환전상을 통해 중국 총책에게 전달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모성애를 자극해 돈을 가로채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자녀들이 근무 중인 낮 시간대에 통화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환전상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해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