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사이에서 아이돌 마케팅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030세대를 더 많이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 젊은 층이 열광하는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다.
22일 IBK기업은행은 지드래곤(GD)가 직접 디자인한 체크카드 ‘GD카드’ 출시를 예고하며 아이돌 마케팅 경쟁에 가세했다. 오는 27일부터 발급을 시작하는데 10만장만 한정 발급하는 절판 마케팅 방식을 채택했다. 송해에서 이정재로 이어지는 기존 광고모델과는 다른 일회성 협업이지만 기업은행이 처음으로 아이돌과 손잡았다는 데서 주목된다. 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의 GD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은 이미 대형 아이돌을 광고모델로 선점한 상태다. 이날 신한은행이 출시한 새로운 모바일 앱 ‘신한 쏠(SOL)’의 광고는 신한은행의 새 광고모델인 ‘워너원(Wanna One)’이 출연했다. 지난 1월 KB국민은행은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한 ‘방탄소년단(BTS)’을 새 광고모델로 공개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속속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젊은 층을 잡으려는 손짓이다. 전체 인구가 차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젊은 층을 새로운 고객으로 맞이하지 못하면 고객 기반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돌들이 대표하는 창의와 혁신·도전 등의 키워드가 최근 은행들이 기치로 내세운 디지털·글로벌과 맞물리는 점도 있다. KB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젊은 세대에 다소 어렵고 보수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금융의 이미지가 아이돌 스타를 통해 좀 더 친숙하고 젊게 각인되기를 바라는 것”이라며 “또 스타들의 ‘팬덤’을 통해 다양한 광고 콘텐츠가 거부감 없이 소비되고 ‘바이럴(구전)’되면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채널과 기회가 확대되는 효과도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