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허리’로 불리는 40대 가구주의 지난해 4·4분기 근로소득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커다란 폭으로 줄었다. 음식·숙박업 침체, 청년 실업에 따른 미혼 가구원의 소득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가구주 연령이 40대인 가구의 근로소득은 3,40만8,000원으로 1년 전(351만8,000 원)보다 3.1%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40대 가구의 근로소득은 전체 소득(492만9,000 원)의 69%를 차지한다. 근로소득은 사업·재산·이전 소득 등 다른 유형의 소득과 비교해 비중이 가장 큰 반면 변동성은 작아 소득의 안정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주로 인용된다. 40대 가구는 가구주의 소득 기반이 안정돼 있고 경제 활동을 시작한 미혼 자녀들을 둔 경우가 많아 소득이 많고 소비도 왕성해 40대 가구가 50대 가구와 함께 흔히 한국경제의 ‘허리’로 불린다.
실제 40대 가구는 전체 연령대 중 전체 소득이 단 한 번도 줄어든 적이 없는 유일한 계층이다.
근로소득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3·4분기 2.9% 줄어든 것으로 제외하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40대 근로소득은 지난해 2·4분기 1.3% 줄면서 두 번째 감소세를 기록했고 4·4분기에는 3.1% 또 감소 폭이 커졌다.
경제 활동의 주축인 40대 가구의 근로소득 감소는 전체 가구의 근로소득 증가 폭을 전 분기(1.6%)의 절반 수준인 0.9%로 끌어내리는 주된 역할을 했다.
40대 가구의 근로소득이 줄어든 것은 상대적으로 가구원 소득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막 경제 활동을 시작하는 20∼30대 자녀를 둔 40대 후반 가구주가 많다는 점에 비춰보면 청년 고용 상황의 악화가 자녀들의 구직 시기를 늦춰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4·4분기 음식 ·숙박업의 40대 취업자 수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일용직을 중심으로 많이 줄어든 점도 근로소득 감소의 원인 중 하나로 주목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9,000 명(2.1%)이나 줄어들면서 2011년 5월(-7만1,000 명)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가구 소득은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있어 정확한 분석이 쉽지 않다”며 “지난해 4분기 근로소득 증가 폭이 3분기보다 둔화한 것은 맞지만 1∼2분기와 비교하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