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김영철, 농성 중 천안함 유족 등 피해 전진교로 내려와

한국당·유족 등, 어제부터 통일대교서 "방한 철회" 농성

김영철 "천안함은 어떤 생각이냐?" 질문에 묵묵부답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남측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천해성 통일부 차관(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남측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오른쪽) 등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천해성 통일부 차관(왼쪽)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연합뉴스




천안함 유족들이 25일 오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방남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연합뉴스천안함 유족들이 25일 오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김영철 방남 반대 농성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천안함 폭침 배후로 의심받고 있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일행이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일부 천안함 유족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통일대교를 피해 전진교를 통과해 남측으로 향했다. 김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평창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한 북측 고위급대표단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했다.

김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지원인원 6명 등 8명으로 구성된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49분께 경의선 육로를 통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은 뒤 9시53분께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이들을 CIQ에서 맞았다.


김 부위원장은 CIQ에서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 ‘방남 소감 한마디 말씀해 달라’는 등의 취재진 잇따른 질문에 다소 굳은 얼굴로 묵묵부답을 일관한 채 지나갔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간단한 입경 절차를 마친 뒤 10시15분 차량편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은 각각 별도의 승용차에 탑승했고 나머지 6명은 승합차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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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통일대교를 피해 통일대교 동쪽에 있는 전진교를 우회 통과해 남측으로 향했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수단체, 일부 천안함 유족들은 24일 오후부터 이틀째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방한 철회하라’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지속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왔다. 정부는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인 것은 맞지만 김 부위원장이 주도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으로서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 진전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책임 있는 인물이라며 적극 옹호하고 있다.

고위급대표단은 이날 저녁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방남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측 방남 인원 중에는 핵문제와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북한 외무성 관료도 포함돼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핵 관련 논의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대표단에는 지원인원으로 ‘최강일’이라는 인물이 포함됐는데, 그는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최강일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정부 대표단이 방한 중이어서 우리 정부의 중재로 북미 사이의 물밑 접촉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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