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70원대 중반으로 하락 출발했다. 뉴욕 증시가 반등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된 여파다. 최근 전 세계 금융시장을 출렁이게 한 증시 조정이 일단락되는 양상이지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새 의장의 의회 증언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관망세가 짙은 만큼 변동폭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원 내린 1,07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하락폭을 키워 오전 9시38분 현재 1,074원30전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 하락은 주식시장 반등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된 영향에 따른 것이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3대 주요지수가 일제히 오르며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공개된 미 연준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뚜렷한 신호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최근 금융시장을 떨게 만들었던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가 다소 누그러들면서 증시 강세를 견인했다.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코스피·코스닥이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사자’에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은 더 이상의 큰 변동 없이 1,070원대 중반에서 박스권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27일과 다음달 1일(이상 현지시간) 예정된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파월 의장이 최근 고조된 미국 내 인플레이션 기대와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 우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다. 재닛 옐런 전 의장보다 더 시장 친화적으로 평가받는 파월 의장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만한 매파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확인하고 가자’는 경계 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이날 외환시장은 특별한 방향성 없이 변동성이 제한되는 전형적인 관망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도 시장을 한 방향으로 끌고갈 만한 재료가 없는 상태다. 27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지만 기준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 돼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회의인데다 국내 경기 여건상 금리 인상을 고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서다. 다만 다음달 현실화될 것이 유력한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과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가능성에 대해 한은 금통위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오전 10시3분 현재 1,005원71전에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2원78전 낮은 수준이다.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 가치는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