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세탁기 이어 美에 TV 공장 추진

보호무역 공세에 선대응

포틀랜드 등 설립 검토

삼성전자(005930)가 미국 현지에 TV 생산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철강·태양광·생활가전에 집중됐던 미국의 통상압박이 TV·반도체 등 삼성의 핵심 사업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선제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12면

26일 복수의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내 TV 생산라인 건설 타당성 검토에 들어갔다.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 포틀랜드와 워싱턴주 리칠랜드가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포틀랜드는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인텔과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 본사가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들 외에 최근 가동에 들어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가전(세탁기) 공장 주변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공장 규모와 착공 및 가동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언제든 미국에서 TV 라인을 돌려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내 TV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차별 통상공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은 손해만 봤다”면서 “(한국산 TV에) 상호호혜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역수지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TV를 타깃으로 무역보복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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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탈퇴 공약도 잠재적 리스크다. 삼성전자는 미국 접경지역에 위치한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 완제품을 생산해 무관세로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데 미국이 나프타에서 탈퇴하면 35%의 관세가 붙어 가격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다.

/한재영·신희철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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