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시각] 한국은 美 핵심 동맹국인가

박현욱 여론독자부 차장





미국의 철강 수입 규제 시나리오는 이해하기 어렵다. 동맹국 가운데 한국을 콕 찍은 고율 관세 방안도 그러하거니와 철강 수입을 자국 안보에 연결시켜 마치 한국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해석되는 대목에서는 더욱 황망하다.

미국은 수입 규제 명분으로 안보를 내세웠다. 통상을 담당하는 미 상무부가 국방부 의견도 고려하는 까닭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모든 국가를 향한 일률 관세보다 몇 나라만 겨냥한 표적 관세가 바람직하다는 서한을 상무부에 보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12개국에 최소 53%의 관세를 부과하자는 최악의 선택지와 비슷하다. 자국 철강 산업 붕괴로 인한 경제 악영향의 싹을 잘라내겠다면 언뜻 이해가 간다. 하지만 미 안보·외교의 최대 현안인 북핵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동맹국을 ‘안보 위협’을 이유로 수입 규제 주요 대상국으로 지목하는 데는 뜨악해질 수밖에 없다.


물론 통상장벽 쌓기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돌출행동은 아니다. 지난해 4월 안보 명분을 담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상무부에 외국산 철강 조사를 지시한 장본인은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토대는 이미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갖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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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 초 철강 수입 규제 결정을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트럼프가 일률 관세를 선택할 것이라는 낙관적 예측부터 과거 사례를 들어 미국이 결정을 미룬 채 상대국이 알아서 수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래도 11월 미 중간선거 승리가 절박한 트럼프가 표심을 붙잡기 위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선택의 문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상무부 서한에서 핵심 동맹국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철강 수입 규제 자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핵심 동맹국이 어디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한국은 핵심 동맹국일까. 대미 흑자 규모가 우리의 3배인 일본은 53% 고율 관세 대상국에서 빠졌다. “미 동맹국 일본의 철강이 미국 안전 보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의 확신에 찬 발언은 우려를 키운다. 대북 태도를 놓고 미 정가의 불만이 심심치 않게 드러나는 데 반해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한국은 툭하면 통상에 안보와 선거까지 얽혀 있는 테이블에 끌려가 앉게 될 신세다. 그럴 때마다 수동적 대응을 되풀이하는 게 최선일까. 부동산 재벌로 두각을 나타냈을 시절 트럼프는 저서 ‘거래의 기술’에서 “거래 상대방이 아무리 푼돈이라도 부당하게 액수를 올리면 전화를 걸어 불평을 늘어놓아야 한다”고 썼다. 안보 명분의 차별 적용에 대한 부당성을 정확히 짚어 불평하는 것은 차선일 수 있어도 최악은 아니다.

hwpark@sedaily.com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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