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 허리둘레를 재는 광고 모델은 대부분 여자다. 그리고 매우 날씬한 여자가 아니면 매우 뚱뚱한 여자가 나온다. 광고든 현실이든 자기 몸무게를 신경 쓰지 않는 정상 체중의 여성은 없다.그러나 양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다. 양은 자신의 몸을 이루는 물질들이 자신의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는 정신적 능력이 없다. 그러나 인간의 의학에서는 문제가 된다. 사람의 비만도를 측정하는 주된 방식은 체질량지수, 즉 BMI다. 사람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수다. 즉, 이는 그 사람의 키를 몸무게와 비교해서 나온 지수일 뿐이다. 그리고 체질량 지수의 설명 어디를 봐도 ‘지방’이라는 말은 없다. 즉, BMI는 한 사람이 보유한 체지방의 양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가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체질량지수를 체지방 비율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엄청난 양의 기름기 없는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을 지닌 운동 선수들도 BMI는 여지없이 과체중이 나온다. 그리고 BMI가 정상으로 나와도 복부에 체지방이 많으면 건강에 위험하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물론 BMI가 한 사람의 체지방량과 어느 정도 연관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BMI는 키와 체중만을 계산에 넣기 때문에 여기에만 매달리다가는 중요한 점을 놓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어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8%, 여성의 7%가 체지방량이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비만으로 잘못 판정되었다고 한다. 또한 남성의 41%, 여성의 32%는 비만인데도 비만이 아니라고 잘못 판정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오차율은 보기에 따라서 그리 대단치 않을지도 모른다. 비만은 당뇨병, 심장병, 암까지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중대한 건강상의 문제다.
그러나 BMI는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더 정확한 다른 측정이 제공할 수 없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싸고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장점이다. 그 외의 다른 모든 측정 수단은 전용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반면 BMI는 몸무게와 키만 알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인데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이다.
■ 피하지방 두께
피하지방 두께 측정은 이 모든 방법 중에서 어쩌면 제일 매력이 없을 것이다. 근육 위에 얹혀 있는 피하지방의 두께를 꼬집어 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간호사가 집게를 들고 뱃살의 두께를 꼬집어 재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실제 측정 장면도 그것과 거의 비슷하다. 가장 지방이 두텁게 몰린 복부의 지방을 측정하는 데는 유용한 방법이지만, 그 측정은 일반인들의 생각만큼 쉽지 않다.
피하지방 두께를 정확히 측정하려면 측정자가 상당한 훈련과 보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집게의 청결도와 정밀성도 유지해줘야 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누구도 이런 측정 방식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1년에 한 번씩 건강 검진을 받는 것도 싫어한다. 다른 사람이 금속 집게로 피하지방 두께를 잰다면 더 싫어질 것이다.
등급: B
BMI보다는 정확하지만 측정 과정이 불쾌하고, 비용도 비싸다.
이 사진을 보면 왜 사람들이 이 방식을 싫어하는지 알 수 있다.■ DEXA 스캔
현재로서는 가장 미래적인 체지방 측정 방식이다. 피 측정자는 옷을 입고 누워만 있으면 된다. 물론 귀금속류는 몸에서 제거해야한다. 그러면 X선 장비가 피 측정자의 신체를 측정한다. 피 측정자의 지방량과 근육량을 과학적으로 측정하므로 지방량을 어림짐작하지 않는다.
DEXA는 이중에너지 X선 흡광분석법(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의 약자다. 인간의 근육과 지방이 X선을 흡수하는 속성의 차이를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뼈는 인체에서 제일 밀도가 높은 조직이므로 X선의 반사율이 높아 X선 사진에서는 하얗게 잘 보인다. 반면 지방과 근육은 X선의 반사 방식이 서로 다르고 뼈와도 다르다. 따라서 X선을 사용하면 지방과 근육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유감스럽게도 이 기법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그리고 신속하기는 하지만 측정 시설에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현재로서는 모든 사람의 체지방 비율을 쉽게 재는 방법은 분명 아니다.
등급: A-
매우 정확하지만 너무 비싸고 불편해 널리 보급되기에는 무리가 있다.
■ 배기량 체적 변동기록법
보드포드라고도 불리우는 이 기법은 배기량을 사용해 피측정자의 몸 부피를 잰다. 물이 가득한 수조에 물체를 완전히 담갔을 때 밀려나오는 물의 부피를 재면 물체의 부피를 알 수 있다. 그것과 동일한 원리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작은 창문이 달린 챔버 안에 피 측정자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사람이 실제로 수조 안에 들어가야 하는 체지방 측정 방식인 정역학적 무게 측정법과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물속에 몸을 담그지 않고, 시스템이 피 측정자의 흡기와 호기도 계산하므로 숨을 들이마시고 참을 필요가 없다. 챔버 내에 앉아서 정상적으로 숨을 쉬면, 시스템이 기초 화학 원리를 이용해 피 측정자의 몸 부피를 계산해 준다.
배수량 또는 배기량, 그리고 체중을 알면 몸의 밀도를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체질량 비율도 알 수 있다. 정확하고 자동화되어 있지만 특수 장비가 필요하다.
등급: A-
정확하고 쉽고 자동화되어 있으나, 일반적인 병원에서 실시하기에는 매우 비싸고 비실용적이다.
■ 허리 둘레와 엉덩이 둘레의 비율
이것은 몸 전체의 지방 비율을 재는 방식은 아니다. 허리 둘레만 측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만 관련 건강 문제를 평가하는 방식으로는 효과적이다. 지방은 팔이나 다리보다 복부에 축적될 때가 더 위험하다. 누구도 그 이유를 확실히 알지는 못하지만, 복부의 지방 세포가 간이나 이자로 들어가는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간과 이자는 인슐린과 혈당 수치를 조절하기 때문에 이는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미친다.
의사들은 허리둘레와 엉덩이둘레를 비교하여 비만 관련 건강 문제의 위험도를 BMI보다 훨씬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이 방법은 매우 쉽다.
DEXA나 배기량과는 달리, 이 기법은 줄자만 있으면 된다. 병원 입장에서도 편하고, 의료인원들에게 집게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쉽다.
등급: A
전신의 체지방 비율을 알려주지는 못하지만, 쉽고 저렴하게 건강상의 위험을 알려줄 수는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SARA CHODOSH VER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