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해 헌신한 형제가 ‘이달의 6·25 전쟁영웅’에 올랐다. 형은 의사 겸 통역으로 활동하며 함흥철수작전에서 십만 여 인명을 구해냈고 동생은 해전과 상륙작전으로 용명을 떨쳤다.
국가보훈처는 ‘3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현시학(1924~1989) 해군 소장을 선정했다. 현 소장은 지난 2013년 7월 전쟁기념관에 의해 이달의 호국인물에도 선정된 전쟁 영웅으로 유도탄고속함인 윤영하급의 7번함인 현시학함에 이름이 남아 있다.
특히 현 소장은 지난 2014년 12월 6·25 전쟁영웅에 꼽힌 현봉학(1922~ 2007) 박사의 친동생이다. 형제가 ‘6·25 전쟁영웅’에 오른 것은 보훈처가 지난 2011년 ‘이달의 6.25 전쟁영웅’을 선정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6·25 전쟁영웅은 지금까지 87명이 선정됐으며 올해 말까지 11명이 미리 선정되어 있으나 형제 영웅은 이들이 유일한 사례다.
현 소장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우리 해군의 PC-703함 부장으로 서해안 봉쇄작전을 수행하던 중 남쪽으로 내려오는 북한군 수송선 12척을 격퇴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북한군에 대한 함포 사격으로 경남 통영 수복을 위한 국군 해병대의 상륙작전 성공에 기여했고 1951년 1월에는 황해도 월사리의 피란민 5,000 여명을 백령도로 이송했다. 1952년 을지무공훈장을 받은 현 소장은 제1전단 사령관, 해군사관학교 교장 등을 역임하고 전역 후에는 주 이란 대사와 주 멕시코 대사를 지냈다.
형인 현봉학 박사는 세브란스 의학전문을 졸업하고 의사로 일하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 해병대의 통역 요원으로 활동하며 한국군 해병대 창설 초기 무기 확보 등에도 공을 세웠다. 특히 중공군에 밀려 함락 직전의 흥남 부두에서 군인과 장비 철수가 우선이라며 선박의 안전 항해를 위해 피란민을 태울 수 없다는 미군을 설득해 피란민 9만 8,000명이 탈출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현 박사는 서재필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을 비롯해 안창호, 안중근, 장기려 등을 기리는 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보건의료협력본부 고문을 맡았으며 윤동주의 묘를 찾아내 단장하고 ‘윤동주 문학상’을 제정했다. 현 박사의 한 살 위 형인 현영학 씨는 신학박사로 이화여대 문리대 학장을 지냈으며 현시학 소장에 이어 4남인 동생 현웅(피터 현)은 재미 언론인 겸 작가로 필명을 날렸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