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한미연합훈련 시기 놓고 문정인-송영무 또 충돌

文 "4월 첫주 재개로 안다"

宋 "그 사람이 말할일 아냐"

靑 "美에 재연기 요청 안해"

한미연합군사훈련 재개 시기를 놓고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또다시 충돌했다.

한반도의 핵심 안보 현안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라인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 교수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북한위원회(NCNK)가 주최한 북한 문제 세미나에 참석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이 오는 4월 첫주에 재개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한미훈련 이전에 미국과 북한 사이에 대화가 있다면 일종의 타협이 있을 수 있다”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한미훈련 재개 전에 북미회담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송 장관은 즉각 반발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문 교수의 발언이 사실이냐’고 묻자 송 장관은 “대답하기 적절치 않다”면서도 문 교수를 겨냥해 “그 사람이 그런 것을 결정하는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패럴림픽이 끝나는 3월18일부터 4월1일 이전에 (한미훈련 재개 시기를)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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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장관은 지난해 9월에도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는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문 특보를 공개 비판해 청와대의 ‘엄중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송 장관은 당시 문 교수의 “북한 핵 동결의 대가로 한미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 “송 장관의 ‘김정은 참수작전’ 언급은 부적절하다”는 발언을 꼬집은 것이었다.

송 장관이 문 교수를 ‘그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단순한 말실수라는 시각도 있지만 송 장관 나름대로 고도의 계산이 깔렸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국방개혁이라는 중책을 완수하기 위해 범보수층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문 교수와 대립각을 세워 전략적인 위치 선정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한국 정부가 최근 방한한 미국 상하원 군사위원회 대표단과 한미훈련 재연기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한미훈련 재연기를 요청한 적 없다”며 “보도에 인용된 보좌관이 잘못 브리핑한 것”이라고 밝혔다. /권홍우·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박효정·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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