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제도

고위공직자도 '똘똘한 한채'로 정리?

대부분 수도권 외 주택 팔아

"집값 양극화 부추겨" 지적도

지난해 8·2부동산대책에서 발표됐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들도 속속 집을 팔고 다주택자 꼬리표를 떼고 있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선후보 시절에 살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사저를 매각했다. 조국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도 지난해 부산 해운대구 좌동 아파트를 처분하면서 현재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하고 있다. 주택정책 주무부처의 수장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본인 명의의 경기도 일산 아파트는 남기고 남편 명의로 돼 있던 경기도 연천 단독주택을 지난달 매각했다.


고위공직자들이 집을 팔고 ‘1가구 1주택자’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정부의 정책방향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현 정부가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투기수요를 집값 급등의 원인으로 보고 ‘살지 않는 집을 팔라’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는데 정작 고위공직자들 상당수가 다주택자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줄줄이 집을 팔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통령과 민정수석이 선례를 보이면서 그동안 다주택 처분에 미온적이던 고위공직자들도 주택 처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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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꼼수 매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집을 판 대상이 지인이나 가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홍은동 사저를 김재준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실 행정관에게 팔았다. 김 장관의 경우 친동생에게 집을 팔아 사실상 증여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집값 상승 여력이 높은 서울이나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만 남겨두고 나머지 주택을 파는 행위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다주택자들이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나머지 주택을 매도하는 전략을 펴면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데 고위공직자들 대부분이 이와 똑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고위공직자들도 서울 집값은 오르고 지방 집값이 떨어지는 현 상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셈”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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