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불안한 예탁결제원 전자증권제도

내년 9월 전자증권제 도입 앞두고

최근 전산시스템 구축 준비 시작

실물주주 이해 시킬지 의문에

잦은 전산 사고도 불안 요인

내년 9월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한국예탁결제원은 이제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최근 전자증권 구축 프로젝트 사업관리 전문업체 및 전산감리업체 등 외주개발 업체를 선정하고 전산시스템 구축 준비를 시작했다. 전자증권제도는 실물증권의 발행 없이 전자적 방법에 의해 증권을 등록 발행하고 전산장부상으로만 양도·담보 등을 할 수 있는 제도다. 위변조 사고, 탈세, 음성거래 등을 방지할 수 있다. 지난 1983년 덴마크를 시작으로 프랑스·스웨덴·이탈리아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4개 중 32개 나라가 도입했다.


국내에 전자증권제도 도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8년 1월부터다. 예탁결제원이 당시 전자증권제도 도입과 추진을 발표하며 3~4년 내에 일부 증권부터 시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증권제도 도입은 증권거래의 효율성뿐만 예탁결제원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되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 수입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증권파이낸싱·예탁결제 등은 시황에 따라 편차가 클 뿐 아니라 블록체인, 정보기술(IT) 등 산업화가 될수록 수수료 수입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비용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업비는 2014년 387억원에서 2016년 497억원으로 28% 증가했고 인건비 역시 550억원에서 699억원으로 늘었다. 비용이 늘어나며 정부지원도 같은 기간 1,703억원에서 2,064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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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산업 효율성을 높이고 예탁결제원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전자증권제도 시행은 도입 추진 발표 후 10년이나 걸렸다. 금융당국과 국회 간 신경전으로 인해 법 제정이 밀리며 동력을 잃었다가 2016년 3월 전자증권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본격 시행됐다.

법이 공포된 후 4년 이내 시행해야 한다는 조건에 내년 9월16일 전자증권제도 시행을 예탁결제원이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과연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불안하다. 1월 말 현대 예탁결제원에 증권 예탁비율은 86%로 14%가 개인투자자나 기업이 직접 실물주권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년 6개월 동안 14%의 실물주권 보유자들을 다 이해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예탁원의 잦은 전산사고도 불안요인”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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