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 언론배급시사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이창희 감독, 배우 김상경, 김강우, 김희애가 참석했다.
‘사라진 밤’은 국과수 사체보관실에서 시체가 사라진 후 시체를 쫓는 형사,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남편, 사라진 아내 사이에서 벌어지는 단 하룻밤의 강렬한 추적 스릴러. 2014년 개봉한 오리올 파울로 감독의 ‘더 바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날 이창희 감독은 충격적인 결말과 관련해 “(범인을)눈치 채지 못하도록 허술해 보이게 하려 했다”고 의도를 밝혔다. 극 중 김상경이 맡은 중식이라는 인물을 원작과 달리 느슨하게 설정한 이유로는 “중식이 시체를 찾으려는 걸 보여주는 과정에서 입체적인 걸 보여주고 싶어 뺀질거리는 형사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감독은 “결말을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각색을 했다. 김상경 선배님께서도 작업을 하면서 좀 더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며 “선배님의 실제 성격과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상경은 “나는 진지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창희 감독은 이번 ‘사라진 밤’에서 밀실 스릴러로 몰입감을 추구했다. 이에 대해 그는“저희 영화는 한정된 공간, 한정된 시간에서 모든 신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많이 생각을 하고 재고 찍었다. 그래서 그만큼 콘티에도 신경을 썼다”며 “내가 존경했던 감독님의 영화들이 그런 식의 촬영을 했다. 그런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촬영 기법에 대해 설명했다.
극 중 김강우는 아내의 집착에서 벗어나고자 완전범죄를 계획한 남편 박진한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날 김강우는 “계속 세트에서 촬영했다. 비주얼적으로 초췌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잠을 일부러 덜 잤다. 이상하게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외롭더라. 아무도 내 편이 아닌 캐릭터였기 때문에 폐쇄적인 느낌으로 촬영했다”라고 연기 과정에서의 주안점을 밝혔다.
이어 “시나리오를 받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겠더라. 한 공간에서 촬영하기 때문인데, 내 호흡을 따라가고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노력했다. 다른 작품에서 연기했던 것보다 과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부부로 나오는 김희애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나는 진짜로 김희애 선배님과 멜로를 하고 싶었다”며 “지금 내가 40대가 됐는데, 이 나이에 김희애 선배님과 멜로를 찍으면 잘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스릴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줄곧 긴장된 호흡을 맞춘 김상경과의 연기에 대해서는 “상대방이 예상한 것과 항상 다른 걸 보여주셨다. 그게 되게 좋았다. 취조실 장면은 나도 만족스럽다”고 만족해했다.
김희애는 시체보관실에서 사라진 아내 윤설희로 분해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김희애는 스릴러 장르 도전에 대해 “일단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촬영하게 됐다. 사실은 이런 장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저희 영화는 공포영화가 아니라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려는 포인트가 있었다”며 “스타일리쉬했다. 그런 점을 감독님이 잘 만들어주셔서 즐겁고 행복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김희애는 “난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것 같다. 가성비가 좋았던 거다”라고 이번 작품 속 활약을 자평하며 “마치 광고 같은 느낌으로 콘티가 정확하게 짜여 있었다. 감독님의 지시대로만 움직이면 됐다. 감독님의 확고한 생각을 알 것 같았다”라고 이창희 감독의 작업 스타일을 극찬했다.
끝까지 사건을 의심하는 형사 우중식 역의 김상경은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항상 분위기 메이커를 많이 했다. 현장이 즐거운 걸 좋아하는데, 캐릭터적으로 너무 가까워지려고는 하지 않는다. 연기할 때 힘들기 때문에 그런 걸 피하려 한다”라고 현장에서 일부러 김강우와 거리를 두며 촬영한 일화를 털어놨다.
‘사라진 밤’은 오는 3월 7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